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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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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혁명의 땅으로 간 '귀환불능자' ‘68혁명 이후 프랑스에서 나타난 특이한 현상은 대학의 국유화가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이미 대학에 진학해 있던 대학생들이 얻어낸 것이 아니고 앞으로 대학에 들어가게 될 중고등학생들이 얻어낸 것이다. 68집회에서 대학생들은 교실 증설과 복리 증가 등을 요구하였지만, 당시의 중고등학생들은 대학생들의 이러한 요구를 배신이라고 규정하고 자신들의 요구를 직접 내걸고 거리에 나서게 되는데, 그야말로 국가 시스템의 전면적인 붕괴를 눈앞에 둔 프랑스 정치 지도자들은 결국 대학 국유화를 카드로 내밀게 된다. 전국의 대학에 대한 전면적인 국유화가 진행되고, 서열을 없애기 위해 대학의 이름을 없애면서 총장들의 추첨에 의해 각 대학마다 번호를 하나씩 가져가게 되는데, 가장 오래된 소르본은 4번을 받았고, 나중에 생긴 생..
도시의 원조, 파리를 걷다 첫날은 ‘겁나게 화창’ 다음날은 ‘가볍게 우울’ 파리에 머무는 이틀 동안 날씨가 그랬다. 내가 하늘에 대고 리모콘이라도 누른 것처럼 파리는 확연히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다. 나의 오랜 동경을 알기라도 한 듯. 브레히트 말대로 살기도 힘들지만 떠나기도 힘든 곳, 도시. 시골의 목가적인 고요함보다는 도시의 북적이는 쓸쓸함을 사랑하는 나로서는 ‘메트로폴리스의 원조’ 파리에 달려가 안기고 싶은 맘 굴뚝이었다. 그 뿐인가. 나의 베스트무비 ‘비포선셋’의 배경이고 파리를 숭배하면서 혐오했던 보들레르가 기침처럼 시를 토해낸 고장이며 도시관상학자 벤야민이 살고 싶어 한 도시. 직업 선호도 1위가 예술가인 멋진 나라의 심장부. 공기가 궁금했다. 단, 파리를 가거들랑 혼자서나 혼자 같은 둘이서 좀 긴 호흡으로 ‘딩군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