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지하철에서4 / 최영미 '지하철은 실업자로 만원이다' 세 여인이 졸고 있다 한 여인의 머리가 한 여인의 어깨에 한 여인의 어깨가 한 여인의 가슴에 한 여인의 피곤이 또 한 여인의 시름에 기대 도레미 나란히 세 남자가 오고 있다 순대 속 같은 지하철 데친 듯 풀죽은 눈알들 헤집고 삶은 듯 늘어진 살덩이 타넘고 먼저, 거지가 손을 내민다 다음, 장님이 노래 부른다 그 뒤를 예언지의 숱 많은 머리 휴거를 준비하라 사람들아! 외치며 깨우며 돌아다니지만 세 여인이 졸고 있다 세 남자가 오고 있다 오전 11시 지하철은 실업자로 만원이다 최영미 시집 내 일상의 중요한 무대, 지하철. 900원에 상시적 이용 가능한 개인 독서실, 약속시간 지켜주는 충실한 애마 기능은 기본. 어쩌다 비라도 내리는 날 운좋으면 추억의 팝송까지 틀어주는 센스만점 음악감상실. 낮 시간대 한산한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