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매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진은영, 우리는 너무 오래 생각했다 서른다섯. 일자리가 필요했다. 이력서를 썼다. 세 바닥을 채워도 시원찮을 판에 네댓 줄 쓰니 끝이다. 쉼표 없이 달려온 마라톤 인생인데 어쩜 이리도 이력서가 빈곤한가. 화폐화 되지 않는 노동-활동은 언어화도 불가능했다. 궁극적으로는 존재증명이 난감했다. 아무튼 자기소개서에 금칠과 덧칠을 해서는 두 군데 지원했다. 은행파트타이머랑 지역신문기자. 결과는 둘 다 낙방. 물 한 바가지씩 연거푸 뒤집어 쓴 기분이었다. 민망하고 처량하여 고개돌렸다. 내 인생에서 슬그머니 찢어버리고픈 한 페이지. 곧이어 커피전문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았는데 이번에는 나이제한에 걸렸다. 노년 재취업도 아니고 삼십대 중반에 이럴 수는 없었다. 그 때 확실히 알았다. 늦었다고 생각될 때는 정말 늦은 거다! 젠장. 어차피 궁지였다. 인..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