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쓰는 편지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밤에 쓰는 편지3 / 김사인 한강아 강가에 나아가 가만히 불러보았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작은 목소리에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돌아보지도 않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나 값싼 눈물 몇 낱으로 저 큰 슬픔을 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참으로 큰 분노와 슬픔으로 흐르는 것인 줄을 진즉 알고는 있었습니다 한강아 부르면서 나는 저 소리없는 흐름에게 무엇을 또 기대했던 것인지요 큰 손바닥과 다정한 목소리를 기다렸던 것인지요 나도 한줄기 강이어야 합니다 나도 큰 슬픔으로 그 곁에 서서 머리 풀고 나란히 흘러야 합니다 - 김사인 시집 청사 비가 왔다. 좋았다. 나뿐이겠는가. 비오는 날이면 라디오 사연도 급증한다. 알록달록 우산처럼 여기저기서 감수성이 꽃핀다. 난 이번 비에는, 왠지 게으르고 싶어졌다. 한글파일을 끄고 찢어진 우산을 폈다. 뒷목으로 흘러드는 빗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