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시대적고찰

(2)
공부하는 삶, 학자적 삶에 대하여 니체 공부하면 행복해져요? 누가 물었다. 순간, 당황했다. 흑마늘의 효능을 묻는 것이나, 요가하면 살 빠지느냐는 질문처럼 들렸다. 단답형의 명쾌한 답변을 해줘야할 것 같은데 확신이 없었다. 니체가 행복의 특효약이라면 이론상으로는 우리나라에 내로라하는 니체전문가들. 번역자들이 가장 행복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 머뭇거렸다. 난 니체를 읽으면서 행복과 고통을 동시에 느꼈다. 책장을 넘기는 동안은 엄청 괴롭고 자학했다. 문장이 난해하고 맥락이 안 잡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가 좋으니까 봤겠지. 어려워서 낑낑대고 열 불나는 ‘스팀현상’이 은근히 중독성 있다. 끝 맛이 달달하다. 어떤 사람이 자기 시대와 전면적으로 대결하면서 세계와 인간을 치열하게 분석하고 자신만의 사상적 결과물을 정리했다는 게 보통 생의 의..
교육자에 대하여 # 교육자는 해방자다 니체에게는 그의 사상에 영향을 미친 두 명의 스승이 있었다. 쇼펜하우어와 바그너. 니체는 초기저서 세 번째 논문 ‘교육자로서 쇼펜하우어’에서 쇼펜하우어에 대한 애정을 스스럼없이 고백한다. 이는 곧 니체의 스승관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니체는 말한다. 좋은 스승이란 ‘해방자’이어야 한다고. 무엇을 해방시키나? 바로 한 사람을 관념의 감옥에서 풀어주는 것으로, 자신을 직시하도록 돕고 그릇을 키워주는 역할을 해야 참스승이라는 뜻이다. 니체가 여러 대륙을 여행한 사람에게 인간의 공통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게으름과 겁이 많다는 점'이라고 했단다. 이 게으름과 소심함이 문제다. 그래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자신이 단 한번, 유일무이한 존재로 세상에 존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