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혜순, 납작납작 -박수근 화법을 위하여 ‘도시에서는 길을 헤매도 그다지 큰일은 아니다. 하지만 숲속에서 길을 잃듯이 도시에서 길을 잃으려면 훈련을 필요로 한다. 이 경우 거리이름이 마른 나뭇가지가 똑 부러지는 소리처럼 도시를 헤매는 이에게 말을 걸어주어야 하며, 도심의 작은 거리들은 산골짜기의 계곡처럼 분명하게 하루의 시간을 비추어주어야 한다.’ 벤야민의 자전적 에세이 일부이다. 평소 싸돌아다니기를 즐겨하는 나로서는 이 암호 같은 문장에 일순 매혹되었다. 아는 길도 물어가는 게 아니고 길 잃는 훈련을 하라니…이 책에서 벤야민은 일상적인 장면을 은밀하고 정교하게 본다. 대도시의 부산함 속에서도 동상, 건물, 모퉁이, 골목 등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들으며 유년시절 이미지를 불러낸다. 집안의 가구 등 물건들과도 마찬가지. 그런데 단순히 사물과의 대화..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