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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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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iano' ost by Michael Nyman '오블로모프에게는 그가 숨쉬는 공기중에 언제나 존재가 넘친다. 그의 무위 속에는 소동과 야단법석이 넘치고 있다.아무리 그가 방문의 빗장을 열지 않더라도, 최후의 성가심까지 몰아내고 그의 인생을 누워서 보낸다고 하더라도, 한마디로 완전한 게으름, 아무런 족쇄도 채워지지 않는 혼수상태에 이르기 위해 외부 세계와의 모든 연결을 단번에 영원히 끊어버리기로 결심핟라도, 오블로모프에게는 바로 존재라고 하는 이 작품, 무게, 무담, 버릴 수 없는 사업이 남는다. 우리는 모든 일에 대해서 파업을 할 수 있다. 단 존재에 대해서만은 예외다.' 아침의 독서. (동문선) 제목이 교회주보 칼럼코너 같다만, 레비나스의 존재 철학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물론 내용은 은혜롭다. 레비나스가 철학학교 강..
박준상 블랑쇼연구자 - 철학은 ‘자기시대’ 아파하고 발언하는 것 2011년 4월 7일. 그날은 일본발 방사능비가 전국에 내린다는 일기예보로 도심마저 한산했다. 홍대 역 부근 ‘다중지성의 정원’에서는 두 번째 강좌가 열렸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우산을 접으며 들어왔다. 일일 수강신청을 마친 나는 그들 틈에 끼어 앉았다. 일종의 잠입취재다. 궁금했다. ‘프랑스 지성계의 얼굴 없는 사제’로 불리는 모리스 블랑쇼. 그의 자장에 끌려 모여든 이들은 어떤 표정일까, 침묵의 사유를 펼치는 블랑쇼에 대해 박준상은 어떤 언어로 풀어낼까. 4월의 검은 목요일. 비와 블랑쇼의 이야기가 시작됐다. “이런 공간, 이런 날씨는 나에게 주어집니다. 그것이 나에게 침투하죠. 공간의 문제는 정서적인 상태에 영향을 줍니다.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은 기분이 검은, 짙은 회색으로 채색됩니다. 공간은 대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