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세상에 없는 계절이다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 워크맨 속 갠지즈 / 김경주 '외로움이라는 인간의 표정' 외로운 날엔 살을 만진다 내 몸의 내륙을 다 돌아다녀본 음악이 피부 속에 아직 살고 있는지 궁금한 것이다 열두살이 되는 밤부터 라디오 속에 푸른 모닥불을 피 운다 아주 사소한 바람에도 음악들은 꺼질 듯 꺼질 듯 흔 들리지만 눅눅한 불빛을 흘리고 있는 낮은 스탠드 아래서 나는 지금 지구의 반대편으로 날아가고 있는 메아리 하나 를 생각한다 나의 가장 반대편에서 날아오고 있는 영혼이라는 엽서 한 장을 기다린다 오늘 밤 불가능한 감수성에 대해서 말한 어느 예술가의 말을 떠올리며 스무 마리의 담배를 사오는 골목에서 나는 이 골목을 서성거리곤 했을 붓다의 찬 눈을 생각했는지 모른다 고향을 기억해낼 수 없어 벽에 기대 떨곤 했을, 붓 다의 속눈썹 하나가 어딘가에 떨어져 있을 것 같다는 생 각만으로 나는 겨우 음악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