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풍경 (1) 썸네일형 리스트형 매일 만나는 것들 승강기 버튼을 꾹 누른다. 맨 꼭대기인 18층까지가 출근길엔 더욱 더디다. 땡 하는 신호음을 기다리는데 옥상 문이 열리고 6층 아주머니가 낑낑거리며 화분을 들고 나온다. 하얀 국화꽃이 긴 모가지를 내밀고 소담소담 피었다. 집에다 두시려고요? 그럼. 내가 이 꽃을 보려고 봄부터 키웠는데 집에다 두고 봐야지. 최고의 가을 부자. 국화꽃 당신.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그리도 옥상을 드나드셨나보다. 1층 현관에는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바위처럼 몸을 웅크리고 계단 바닥을 연신 문지른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중창으로 목례를 나눈다. 누가 음식물 쓰레기를 흘린 모양이라고, 하필 어제 손톱을 깎아 떼어지지 않는다고 당신의 뭉뚝한 손을 탓한다. 옆 동에는 오늘도 연희데이케어센터 차가 비상등을 켜고 서..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