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물신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어른 윤구병 마룻바닥에 새침하게 몸 말고 있는 신문이 가끔 내 발목을 끄잡아 당길 때가 있다. 자기 좀 봐달라고 측은한 눈길 보낸다. 그날도 그랬다. 유통기한 이틀 지난 신문을 폈다. 육자배기 같은 걸쭉한 표정의 어르신이 웃고 계신다. 윤구병 선생님이다. 고화질 TV처럼 생생한 표정. 반가워 단숨에 기사를 훑었다. 형제가 아홉이었는데 위로 일병부터 팔병이 있고 선생님이 막내 ‘구병’이라는 부분을 읽다가 뒤집어졌다. 윤일병, 윤이병...윤구병까지 중얼중얼 아홉 명을 기필코 꼽아보고야 만다. ‘아이들이 뛰어 놀아야 나라가 산다’는 대목에서는 수첩을 꺼내 적어놓았다. 부모들이 자기 자식들을 강시처럼 미이라처럼 하루 종일 책상에 앉혀놓고 학대를 한다고 일갈하시는 대목은 속 시원했다. 선생님이 벌써 예순 일곱이시다. ‘오늘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