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꼬마 규원이, 1년 후 모습

[사람사는세상]
지난해 여름 어느 주말의 촛불집회. 궂은 날씨에도 아이들이 참 많이 나왔다. 시위대 앞쪽에서는 강경진압이 시작됐지만 뒤편은 평화로웠다. 아이들이 눈에 밟혀 자꾸 카메라가 따라갔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던 중에 꼬마의 표정이 하도 똘똘해 사진을 찍었다. 아이 아빠의 요청에 따라 사진을 보내드렸다. 아이가 개념청년으로 잘 자라길 바란다는 말과 함께. 1년 후. 다시 아스팔트가 뜨거워지니 시리고도 후끈하던 촛불의 기억이 스물스물 올라오던 참이었다. 마음의 파장이 닿았던 걸까. 아이의 아빠가 '1년 전 메일을 보다가 생각났다'며 안부를 전해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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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공포증 MB '유모차부대'에 연연하는 이유

[사람사는세상]

‘경찰에서 소환장이란 게 날아왔습니다. 날더러 아이를 돈 주고 사와서 방패로 삼은 가짜 엄마라며 내 가슴을 찢었던 그 여자가 나를, 우리를.... 고소했답니다.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봅니다. - 세상을 바꾸는 여자들’

<한겨레> 7월7일자 생활광고면에 나온 내용이다. 명함 반쪽 크기의 칸에 깨알처럼 적힌 글씨가 궁지에 몰린 유모차부대 엄마들의 갑갑한 처지를 말해주는 듯해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서울종로경찰서에서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유모차 부대’ 회원 44명에게 도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일반교통 방해) 등으로 소환을 통보했다는 기사가 6일 보도됐다. 참말로 MB의 ‘촛불 뒷설거지’가 길어도 너무 길다. 요즘 말로 ‘뒤끝작렬’이다. 왜 저들은 빨간모자를 꿀꺽 삼키려는 늑대처럼 계속 유모차 주위를 배회하고 있는 걸까. 일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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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앞에 서면 우린 왜 곤충떼가 되나

[사람사는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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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 너 도대체 누구냐.' 최근 내 삶을 지배한 키워드는 단연 '촛불'이다. 촛불 들고 거리에 나선 사람들의 참신한 '면면'에 끌렸고 그들이 행하는 재기 발랄한 놀이에 반했다. 어느새 나도 촛불 하나 들고 대열에 합류했다. 역동적인 에너지 덩어리에 휩싸이니 흥이 절로 났다. 모든 즐거움은 '계속'이라고 말하는 법. 촛불에 매료돼 문지방 닳도록 촛불을 보러 들락거렸다.

그곳에서 기적의 출현을 목도했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액자 표구용 글귀가 시청 앞 잔디밭에서 날마다 위용을 드러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던 옆집 아저씨, 은행 창구의 펀드 상담직원, 지하철 경로석의 할아버지, 극장에서 팝콘 먹던 연인, 공원을 누비던 유모차, 편의점 카운터를 지키던 청년, 교문을 쏟아져 나오던 학생들이 다 모였다.

빨간 머리띠도 안 두르고 '정권 퇴진'을 외쳤다. 지난 수년간 언론운동단체에서 일간지 내듯 성명서를 내도 꿈쩍 않던 '안티 조중동' 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났다. 언론운동단체는 차마 '폐간'을 입에 담지 못했으나 시민들은 '조중동 폐간'을 주장했다. 과격하되 발랄하고, 우직하나 민첩했다. 밟혀도 솟구쳤다. 기죽는 법 절대 없다. 왁자지껄 요란한 만큼 촛불잔치도 화려했다.

시위가 끝나고 행진할 때면 누군가 '배후시민표' 김밥과 생수를 건넸다. 요술봉으로 마법을 부리듯 성금도 척척 광고도 뚝딱 만들어냈다. 급기야 촛불은 여의도로 삼성동으로 번져갔다. 마치 영화 <매트릭스>의 '네오'가 늘어나듯 촛불은 날렵하고 유려하게 분열·증식했다. 촛불이라면, 못할 일도 못 갈 곳도 없어 보였다. 궁금했다. "촛불, 너 도대체 누구냐"

2008년 대한민국을 밝힌 이 매력적이고 현묘한 '촛불'에 대해 좌파 지식인부터 우파 언론까지 많은 보고서가 나왔다. 그 중에 '연구공간 수유+너머' 박정수 연구원의 글 '대중지성과 욕망'을 참조해 '촛불'의 실체를 밝혀보았다. 세 가지 측면이다. 촛불의 집단지성 개념 파악, 촛불의 발화지점 분석, 촛불의 확산현상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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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은 국력, 보약 먹고 낼 또 온다

[사람사는세상]

하루가 달랐다. 지난주 평일, 오가며 광화문에 들를 때마다 경찰의 대응이 날로 날카로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전경차가 둘러쳐진 곳도 점차 늘어갔다. 근데 참 이상도 하다. 내가 보기에는 촛불시위대는 마냥 수더분한 아줌마, 아저씨..그리고 평범한 직장인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언론이 그들을 '과격시위대'로 분류하고 '짜증난 시민'이란 말을 지어내 대립, 분열시키기 시작했다. 조중동과 청와대가 담합해서 교란시키니 순식간에 거리가 아비규환이 되어버렸다.

6월 28일 집회도 그랬다. 가족단위 참여가 오히려 더 눈에 띄었다. 조직화는커녕 너무 오합지졸 시민들이 모여 걱정스러울 정도로 마음만 앞서는 '민초'들이다. 평화롭게 집회를 하는데 시위대열 맨 뒤에서 뿌연 소화기 분말가스가 자욱하게 퍼지기 시작했다. 경찰이 도발했고 시위대는 동요했다. 분통터질 노릇이다. 그곳에 있던 시민들은 안다. 우리는 최대한 '평화'롭게 했다. 저들이 먼저 공격했다. '저항'은 당연한 수순이다. 태풍 속의 고요.. 6.28 촛불문화제의 따뜻한 풍경들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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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논쟁 그 후, 존재를 가리는 모든 것에 반대한다.

[사람사는세상]


지난 6월 4일 오마이뉴스에 ‘깃발들, 촛불 앞에서 착해지세요.’라는 글을 올렸다. 전날 촛불집회 현장에 급작스레 불어난 노동자, 학생, 시민단체 깃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내용이었다. 당시는 촛불소녀들에 의해 점화된 촛불이 퇴근길 시민들의 참여로 힘을 받아 뭉근히 타오르던 즈음이다.

자발적으로 모인 발랄한 시민축제의 장에 80년대 깃발의 집단등장은 개인적인 판단으로 불편하고 겉돌았다. 촛불문화제의 동력인 무소속 ‘무명’씨들에게 ‘유명’한 단체의 깃발이 행여나 ‘담장’이 되어 자발적인 발걸음을 막을까, 촛불의 외침을 가릴까 싶어 염려스러웠다.

‘낡은 깃발’로 표상되는 실체 속에서 내가 본 것은 진화할 줄 모르는 ‘진보’세력의 운동방식이다. 조직화된 깃발의 세몰이로 승리를 쟁취했던 과거와는 다른 투쟁 양상이므로 깃발도 좀 가볍고 화사한 차림으로 시민축제에 어우러지길 바랐다. 그 글에 대한 반응은 극단으로 갈렸다. 찬반 의견으로 드러난 ‘깃발’에 대한 오해를 넘어 ‘촛불’의 이해로 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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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유감, 자발적인 촛불 꺼뜨릴라

[사람사는세상]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했으되...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0일, 시청 앞 광장으로 향했다. 날이 날이니만큼 얼마나 맛깔스런 ‘촛불밥상’이 차려질라나 싶어 설레는 발걸음을 옮겼다. 가는 길 굵은 빗발이 쏟아졌다. 천둥 번개가 쳤다. 이명박 대통령의 100일 간 행태에 하늘도 진노하신 게다. 그래. 비야 내려라, 물대포 같은 장대비도 촛불은 꺼뜨리지 못할지니. 역시나 광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시민들이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쓴 채 촛불을 밝혔다.

촛불문화제의 열기가 달아오르던 즈음 다행히 비도 그쳤다. 그런데 우산을 접자 난데없는 깃발들이 시야를 가득 메웠다. 며칠 전부터 하나둘 깃발이 보이더니 이날은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있었다. 사회자는 동맹휴업을 결의한 대학생들이 참가했다고 소개했다. 찬찬히 둘러보니 ‘의혈**’ ‘민족**’ ‘구국**’ 등 20년의 세월을 느낄 수 없는 ‘그 시절 그 깃발’들이었다. 다만 ‘구국의 애국대오 ***’은 영락한 조직의 실상을 반증하듯 깃발이 초라했다. 일부 운동단체와 정당의 깃발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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