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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어람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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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걸의 시집 - '책방 비엥'으로 첫 책 이 절판되었다. 여러가지 사정 상 그렇게 되었고 개정판을 다른 출판사에서 내기 위해 이야기 중이다. 청어람미디어에서 나온 초판본. 그러니까 남은 책 100권이 집으로 왔다. 출판사가 내게 묻지도 않고 절판과 남은 책의 '처분'을 결정했다. 그나마 이것이라도 챙겨주는 걸 고맙게 여겨야하는 이런 상황. 사과상자 두 상자에 담긴 책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무슨 유품을 받은 거 같기도 하고. 내 한 시절 떠돌다가 돌아온 아이 같기도 하다. 아무튼 시중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판매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더 아름답고 유의미한 방법을, 나눌 방법을 찾고 싶다. (하루 뒤, 그 방법을 찾았습니다. 서점의 제안으로^^)-----------------------..
올드걸의 시집 - 슬픔이 슬픔을 구원한다 그것은 다른 시간이리라. 그 시간을 다른 여인이 살게 되리라. 그 시간은 다른 세계에 존재하리라. 그 세계가 다른 삶을 열어 주리라. - 파스칼키냐르, 『빌라 아말리아』 1. 나이든 소녀 동네 꽃집을 지나는데 창문에 예쁜 글씨가 새겨져있다. ‘우리 엄마도 한 때는 소녀인 적이 있었답니다.’ 발걸음이 멎었다. 뭐랄까. 애잔함과 서글픔과 허탈함이 차례로 밀려왔다. 매년 어버이날이면 애들한테 카네이션 달라고 조를 때는 언제고 저 문구에 쓰인 우리 엄마에 나도 해당된다는 사실이 인정하기 싫었다. 어느 덧 내가 효(孝)마케팅의 판촉 대상으로 위로받는 처지가 된 게 못마땅했다. 그럼 뭐 지금은 시들었어도 예전엔 생기어린 꽃이었다는 건가? 고쳐주고 싶었다. ‘우리 엄마는 지금도 소녀일 때가 있답니다.’ 예전에 홍익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