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이장욱, 나는 오해될 것이다 라디오를 들으면서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라디오와 멀어졌다. 그러다가 2007년 즈음 임태경이 진행하는 ‘세상의 모든 음악’을 들으려 다시 라디오 앞에 턱 괴고 앉았다. 들으니 좋았다. 평소에 듣던 노래도 중저음의 디제이가 소개하고 강원도 삼척에서 온 사연과 곁들이면 어쿠어스틱 버전처럼 낭만이 솔솔 피어났다. 음악이 손 잡아주는 공감각적 체험을 제공하는 라디오는, 영혼의 감기 정도는 금세 낫게 하는 ‘느낌의 공동체’였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사연소개 끝에 이름 대신 핸드폰 번호 뒷자리를 불렀다. 4951님 신청곡입니다. 이런 식이다. 깜짝 놀랐다. 수인번호 같았다. 말끝마다 번호를 불러대니 라디오가 만들어주는 낭만의 울타리는 어디가고 이 세상이 창살 없는 감옥이 되어버렸다. 사람을 이름이 아닌 숫..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