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트에서'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0.02.02] 옛 노트에서 / 장석남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4)

옛 노트에서 / 장석남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올드걸의시집]

 

그때 내 품에서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장석남 시집 <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문학과지성사



더보기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