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일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인문적 자서전을 쓰자

[글쓰기의 최전선]

제 11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 글쓰기 강연을 합니다. 

10월 3일 토요일 7시반. 상상마당 4층이에요. 혹시 관심 있으신 분들 오세요. ^^ 

아래 댓글로 메일 주소 알려주시면 제가 티켓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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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 '밀양을 살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 어게인

[사람사는세상]

3년 전, 연구실과 한 공간을 쓰던 별꼴카페에서 김진숙 지도위원의 한진중공업 투쟁 사진전 '사람을 보라' 전시를 했었다. 과정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려울 일도 아니란 생각에 덥석 진행했다가 당황했다. 손 가는 일, 돈 드는 일이 많았다. 특히 사진작가들이 감당해야할 몫이 거의 다였다. 옆에서 괜히 일손 거들면서 미안함에 쩔쩔맸었다. 시간과 공을 들이는 걸 보자니 안타깝지 뭔가. 내가 초청전시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전시를 뚝딱 대행할 능력도 없으면서 무리수 두지 말자 다짐했건만, 그걸 까먹고 또 '밀양을 살다' 사진전을 욕심 냈다. 비유가 거창하지만 첫애 낳을 때 산통을 망각하고 또 둘째아이 낳는 사람처럼 -.-;

 

오늘 밀양을 살다 사진전 세팅을 완료했다. 작가분들 5명이나 와서 완전 고생했다. 이사하는 집처럼 어수선한 풍경에서 이삿날 인부들처럼 땀 흘리는 작가들 볼 때는 미안하다가 모델하우스처럼 말끔하게 변신하는 과정, 벽에 사진이 걸리고 할로겐 램프가 켜지는 걸 보니 마술처럼 신기하고 뿌듯하다. 일전에 류가헌에서 했을 때보다 공간감이 더 깊고 너르니 여기가 밀양이라는 실감을 안겨주고 여느 전시회 못지 않은 기품까지 갖춰져 발걸음이 숙연해진다.이게 다 자본에 굴복하지 않는 밀양 할매할배들의 격조있는 삶의 힘 덕분이다.

 

"저희 3년 만에 다시 또 이렇게 뵙네요" 한 작가와 인사를 나누며 머쓱하게 웃었다. 세월이 흘렀는데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임무를 갖고 재회했다. 한진중공업 사진전, 밀양 사진전, 누가 알아주지도 돈을 주지도 않는 현장을 가서 작업을 하고 그 사진을 여럿이 나누기 위해 품을 들인다. 고되고 치열한 현장을 기록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이 있어 든든하다. 안에 들어가지는 못하는 나는 주변을 맴돌며 이렇게라도 끈을 잇고 조금의 마음의 빚을 던다. 그렇게 별일 없는 삶에 가끔 별일 만들며 산다. 어쨌거나 세상은 마구 흘러갔지만 그도 나도 급류에 떠내려가진 않았다. 다시 만난 걸 보니 그간 아주 멀리 벗어나지는 않았구나 싶으니 밤중에 종아리 퉁퉁 부어 돌아가는 이런 삶에게 고마웠다.

 

# 전시만 하기 아까워서 도모한 잔꾀. 전시 안에 강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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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후기- 글쓰기와 건강과 축제

[글쓰기의 최전선]

우니님한테 여러 번 놀랐어요. 수업 중반이 넘어가도록 단 한번 도 과제를 안 해오면서도 어떤 죄의식도 없어서 신기했고, (대개는 빈말이라도 과제 못해 죄송하다는 말이나 왜 못했다는 변명 등을 하거든요) 막판에는 마치 줄곧 과제를 해온 사람처럼 천연덕스럽게 9, 10차시 글을 써내어 유종의 미를 거두는 점에 놀랐네요. 길들여지지 않았고 구김살 없는 성정이 부럽습니다. 글도 잘 썼어요. 일베; 친구들과 논쟁하는 부분 설득력 있고요. 선동적 어투가 글의 내용과 들어맞았어요. 감정과 이성의 분리적 사고에 대한 논파, 권력자의 입장에 자신을 대신하는 모순적 태도 등에 대한 대응논리는 평소 공부하고 논쟁하면서 가다듬어 진답니다. 논쟁에서 대해서 글을 써보는 건 사유의 균형을 잡는 데 있어서 참 좋은 방법이에요. 뒷심의 여왕, 우니님의 앞날을 기대하고 응원해요.

 

 

답 없는 물음을 안고 사는 사람은 얼마나 고귀한가. 그걸 보여주는 글이었어요. 대개 생의 중요한 문제는 답이 없죠.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해같이 살아가는 법, 사랑하는 법, 공부하는 법.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물음을 던지고 회의하고 방황하고 시도하고 좌절하고 또 꿈을 꾸고, 그러는 게 아닐까요. 세월호 사건 이후, 세월호 안을 살아가는 내복곰님의 심정이 잘 묻어나는 글이었어요. 뭐가 불편한지도 잘 드러났고요. 아이들과 잘 살아보려니 헷갈리죠. 이게 맞나 저게 맞나. 괴테가 그랬나요.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고. 답을 찾아야 슬퍼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답이 없는 문제라는 걸 삶의 직관으로 아니까 슬픈 거 아닐까요. 사랑이 많은 내복곰님. 좌충우돌 아이들과 햄볶는 일상 이야기를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아쉬워요. 삶의 기예를 가르치는 교사 내복곰님 멋지고 존경스럽습니다.

 

 

실험정신이 뛰어난 나비님. 글쓰기에도 가 필요하다고 말하곤 했는데 그걸 잘 보여주신 분이세요. 남과 다르게 쓰겠다는 마음, 남들이 쓰는 건 쓰지 않겠다는 다짐이 글을 특별하게 해주니까요. ‘아무것도 달라져있지 않은 이곳이라는 말이 쿵했어요. 어쩐지 쓸쓸한 예감을 줍니다. 도발과 일탈을 꿈꾸지만 삶의 관성은 무서우리만치 견고하죠. 나비님 글에 언뜻 드러나는 생에 대한 욕망과 사랑에 대한 갈망. 푹풍전야 같은 긴장이 좋아요. 그런 긴장을 안고 살아가는 한 나비님만의 특별한 글을 쓸 수 있을 거예요. 플롯 포퍼머에 관한 글도 써보세요.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권위에 갇히지 않는 예술을 실천하는 일들은 여러 사람들과 나눌만한 재밌는 글감이 될 것 같거든요. 마지막에 나비님스러운 글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연주를 못 들어서 아쉬웠지만 다른 곳에서 또 기회가 있을 것 같아요. 왠지 그래요.

 

 

포항막회 가서 막 뭉개버리라고 말한 게 제가 생각해도 웃기고 뻔뻔해서 미안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아줌마가 되면 원래 남의 인생에 간섭하길 좋아하게 되거든요. 그건 아니고, 톰슨가젤님이 행복하였으면 좋겠어요. 바늘 하나 들어갈 틈도 없는 완벽주의든 내성적이든 수동적이든 적극적이든 자기 돌봄의 방편이냐 아니냐가 관건이겠지요. 자기를 헤치는 완벽주의라면 문제고 자기를 살리는 그것이면 좋은 거고요. 어릴 적 자기와 대화를 지속적으로 해가면서 마음의 응어리 풀어가고 다독이고 친해지면 좋겠어요. 원래 자기 안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자기가 살고 있다고 하잖아요. 또 성실함과 섬세함과 집요함과 분석력 등 훌륭한 덕목을 많이 가졌으니 저는 베짱이 근성도 가지셨으면 한 거고요^^ 암튼 그것들이 톰슨가젤님 삶과 연애를 돕도록 조형술을 발휘한다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멋진 연애담 소식 듣고싶어요.

 

 

해방촌 화제작. 저예산 청년영화-시선이탈. 제출일로부터 무려 56일 전 상영.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경선씨 역시 이례적으로 첫 시간과 마지막 시간에 글을 발표했는데 그 사이 글이 밀도가 생기고 문제의식도 표현되는 등 좋아졌어요. 독자를 의식하고 썼다는 말에 비밀이 있었네요. 독자를 생각한다는 건, 나 아닌 남을 고려하는 윤리적인 행위입니다.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깨우는 일이기도 하고요. 이 글이 세상에 나와서 남에게 어떤 작은 가치와 도움이라도 줄 것인가, 하는 인식의 환기를 계속 가져간다면 경선씨는 개성 넘치고 유머러스하고 멋진 글쓸 수 있어요. 글은 삶을 담으니까요. 이처럼 남이 나를 보는 시선은 약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하죠. 그 판단을 잘 하는 게 어른스러운 것일 테고요. ‘사회에서 살아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경선 씨의 외침, 터널을 달리는 기개, 어디든 연극무대로 만드는 프로정신과 천진난만함 꼭 잊지 말아요.

 

 

수학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수학에 대한 학문과 사람 등 폭넓은 글을 쓸 수 있는 삶은 흔치 않아요. 어떤 구체성이 담보될 때 초롱샘 글이 초롱초롱 빛나곤 했어요. 나눗셈이 수포자의 관문이라는 것도 그렇고, 수학공부 하는 엄마들의 리얼한 이야기도 그랬고요. 반면에 큰 이야기를 듬성듬성 하는 일반론은 누구라도 글을 맥 빠지게 하죠. 재밌게 매일매일 시간을 정해서 하는 습관을 가져야한다, 는 것보다는 왜 수학이 습관적으로 공부하기가 힘이 드는지가 글감이 되어야 합니다. ‘라고 생각하고 아이들을 관찰해서 사례를 수집하고 변화를 기록한다면 초롱샘의 군더더기 없는 문체가 가장 수학적인 글로 만들어줄 거예요. 선생님이 수학공부에 흥미를 느꼈던 과정도 궁금해요. 가장 좋은 글감은 자신. 초롱샘의 수학에 대한 글부터 찬찬히 써보세요. 어떤 영감을 얻을 수 있으실 거예요.

 

 

예술가의 시선과 감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벌꿀님. 스케치하듯 슥슥 그려내는 것 같은 말들이 때로는 몽환적인 때로는 사실적인 어떤 세계로 데려다주곤 했습니다. 다른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건 예술가의 몫이죠. 고마웠어요. 인식의 섬세함, 감각의 정교함은 분명 벌꿀님만의매력이자 미덕인데 그것이 또 어느 지점에서 툭 끝나버리는 아쉬움도 드는 것 같아요. 예전 일기와 인용구절이 마치 벌꿀님의 그것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내리긴 했지만, 한 호흡으로 벌꿀님의 언어로만 길게 써내려간 글도 한번 보고 싶다고 생각해봅니다. 어머니들은 어떻게 자식의 몸을 닦는 법을 배웠을까. 같이 울컥 한 시절을 건드리는글을 양껏 보고 싶은 욕심이랍니다. 영혼 정화되는 글 같이 읽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집과 관련된 글을 자주 쓰고 잘 쓰는 이슷. 고시원 문학의 박민규처럼 이슷도 자기세계가 있어요. 사회적인 문제의식도 있고 개인적인 울분도 있어서 글이 파닥파닥 하죠. 자기 삶의 기반에 근거해서 글을 쓴다는 것, 늘 마주하는 것에 대해 예민한 눈을 갖는 건 좋은 미덕입니다. 근데 한번 꼬아서 말하고 비유해서 말하는 이슷만의 어법이 개성이 강해서 그게 적절하게 표현되면 멋진 글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지저분한 글이 되는 거 같네요. ‘네 알겠습니다. 잡놈아는 통쾌하고 너는 이 자유로운 세계의 도덕을 뼛속까지 익힌 우등생이로구나는 헷갈려요. 자유로운 도덕이라는 말이 모호하거든요. 차라리 자유주의자의 도덕이 맞는 게 아닐까. 다음에 나오는 저들의 애티튜드계몽발언에도 그렇고. 표현을 조금 정확하고 정교하게 하는 연습을 해보길 권해요. 세상에 단 하나 폴리우레탄 폼 같은 이슷의 글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장면을 상상해봅니다.

 

 

준혁샘 막판에 바쁘셔서 글 못 봐서 아쉽습니다. 뭔가 조금의 방향전환이 일어나고 있었는데 말이죠. 일단 꼼꼼하고 성실한 분들은 글이 계속 나아지므로 걱정하지 않습니다. 혼자 쓰지 마시고 합평하는 기회를 가지세요. 엄격한 틀이 있는 회사 일에 갇히기엔 아까운 젊음. 더 넓어지는 준혁샘의 모습을 기대합니다.

 

 

무릎 꿇고 헤어진 남친 집 앞에 죽치고 있는 강여사님이 상상되지 않아요. 누구 말대로 천사 같은 얼굴을 하고; 미저리처럼? 글에도 그런 반전이 있으면 훨씬 매력적일 텐데요. 글은 현실에 비해 너무 조신하고 고상해요. 더 끼를 부려보세요. 더 솔직하게 써내려간다면 강여사 표정처럼 훨씬 풍부한 느낌이 살아날 거예요.

 

 

교양있는 우리아이를 위한 세계명화집에 나오는 그림 속에서 나온 듯한 선유님. 말씀이 많이 없으시고 늘 긴 머리에 시선을 아래로 늘어뜨리고 앉아있으시니 유화로 그린 소녀 같았답니다. 그 모습이 없는 마지막 시간은 섭섭하고 허전했습니다. 초반에는 문장과 문단이 다소 어수선했는데 중후반으로 갈수록 말끔하고 섬세해져서 놀랐어요. 선유님만의 냇물같은 문체가 냇물같이 이어지면 좋겠어요. 계속 글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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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제는 못해왔지만 뒷풀이까지 자리를 지킨 선미샘이랑 의리 있는 밀애님. 문자로 안부를 전해온 효진님이랑, 격주로 얼굴 보여주고 잊지 못할 김밥 싸주신 맑음님. 마지막 인사 못 나누어 아쉬운 천연나방님. 어딘가에서 수줍게 미안해하고 있을 것 같은 민지님이랑 민혜님이랑 해터님, 더 앞서 다리님, 인연은 짧거나 아쉬웠지만 같이 수업하면서 나눈 말들, 눈빛들, 글들 고맙습니다. 덕분에 무심코 지나칠 것들을 느끼고 사람에 대한 이해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뒷풀이 할 때 벌꿀님이 물으셨죠. 매 기수마다 사람이 바뀌는데 어떠냐고요. 매번 새로 사람과 연애하는 바람둥이 같은 느낌이 들어요. 어떤 존재에 몰입하고 집중하고 상황이 변화가 많고 설렌다, 빈자리가 크게 느껴진다는 점에서 글쓰기는 사랑과 유사성이 있거든요. 9기는 어떠냐고 묻기도 했는데 딱 떠오르는 느낌은 '조용하고 착하다입니다. 글쓰기 수업이 갖는 공통적인 정서인 진지함 친밀감 정서의 파고가 있는데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사려깊고 오순도순 했던 듯해요. 말씀이 없으시고 댓글을 잘 안다는 특징? ㅋ 엠티를 못 가서 아쉬운데요, 엠티를 제가 같이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이 못 되고 반장한테 과부하가 걸리는 일이라서 선뜻 추진하지 못했어요. 저 축제 끝나면 언제 날 잡아서 봐요. 이슷 졸라서 번개치자고 할게요. 뒷끝 있는 만남. 늘어지는 인연 좋습니다. ^^ (얼굴을 오밀조밀 마주한 모습, 저 뒤에 벌꿀님도 보이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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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주 계속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이 있어서 이대로 가다간 후기를 한달 지나서 쓰는 불상사가 생기겠구나 했는데 오한과 근육통이 생기는 몸살이 나버렸어요. 어젯밤 9시부터 오늘 오후 5시까지 회사도 못가고 병원도 못가고 침대에 찰싹 붙어있었어요. 몸이 안 일어나져서 내리 잠만 잤어요. 계속 아프면 축제 못할 거 같아서 병원에서 근육주사; 한 대 맞고 약 먹고 정신이 좀 들어서 밥도 먹고 후기도 씁니다. 두통이 심하니 머리를 들 수가 없었고 책도 못보겠더라고요, 책상에 앉을 수 있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새삼 알게 되었네요. 그간 그래도 건강해서 글쓰기 수업도 9기까지 할 수 있었고 책도 읽을 수 있었구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답니다. 건강하게 지내다가 우리 또 만나요.

 

 

, 이번 축제 추천 프로그램. 103일 금//일 삼일간 1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하는 거리도서전이 열려요. 오시면 책 싸게 살 수 있어요. 3일 금요일 3~5시에 상상마당 4층에서 정희진선생님의 좋은 사람과 좋은 글의 관계강연 있고, 저녁 6~8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황현산, 심보선, 김소연, 황인찬 시인이 시심토크를 엽니다. 이때 오시면 이번 축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예쁜 시집 드려요.104일 토요일 2~6시에는 책읽기가 혁명이다, 국제포럼 열리고요. 여기도 좋은 글 담긴 자료집 나가요. (제가 이 책 두권 만들고 뻗은 거임) 암튼, 서울와우북페스티벌 검색하면 사이트에 프로그램 와르르 나오니까 골라서 보러 오세요. 전화주시면 제가 뭔가 좋은 거 챙겨두었다가 전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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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시대의 문학을 말하다 - 사사키아타루와 손홍규

[사람사는세상]

지난 4월부터 와우책문화예술센터에서 일한다. 매년 10월 홍대 주차장길에서 북페스티벌을 진행하는 게 가장 주된 사업인 사회적기업이다. 서울와우북페스티벌이 올해로 10년. 나는 책과 관련한 축제프로그램 기획을 하고 있다. 4월 1일 입사하고 보름 후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의 시간을 보냈고, 그 미어짐의 와중에 일을 해야했고, 그렇게 나온 기획이 '시대의 중심에서 문학을 말하다'라는 국제포럼이다. 우리 삶에서 재난 이전과 이후의 분할선을 어떻게 그어야할지 모르겠으나, 재난의 시대에 문학-읽고쓰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나누고 싶었다. 근래 인상 깊게 읽은 책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이 치열한 무력을>의 사사키 아타루를 지난한 과정 끝에 섭외했고, 국내 발제자는 <서울>을 쓴 손홍규 작가를 초청했다. 토론자로 고병권, 함돈균, 김소연과 함께 한다. 10월 4일 행사를 앞두고 지난 7월 하순에 사전 모임을가졌다. 그 때 나눈 이야기를, 정리해서 국외 발제자인 사사키에게 메일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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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사사키 아타루씨.

 

 

한국은 20년 만의 마른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 되었습니다. 하늘도 눈물이 말라버린 것만 같습니다. 희미한 한숨 같은 더운 바람만 간간히 불어옵니다.

 

지난 7월 24일은 세월호참사 100일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 하루 전인 7월 23일 한국 포럼 참가자들이 홍대 근처 카페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유럽 여행 중인 김소연 시인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오는 10월 열리는 포럼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편안하고 자유롭게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 1.

저희는 먼저, 사사키 아타루씨의 <이 치열한 무력을>에 들어있는 2011년 후쿠오카 강연을 바탕으로 한 텍스트 내용과, 국내 발제자인 소설가 손홍규의 <서울> 이 담고 있는 문제의식을 공유했습니다. <서울>은 이유를 알 수 없는 재난 이후, 끝나버린 세계의 주인인 소년을 화자로 내용이 전개됩니다. 소설은 묻습니다. 종말 이후는 이전과 얼마나 다른 것인가. 종말 이전과 이후에 '우리'는, '타자'는 서로 무엇이 되는가. 이는, "지금이 3.11 이후라는 것이 엉터리다. 지금이 무슨 일이 일어나기 이전이 아니라는 증거가 어디 있느냐"고 일갈했재난을 바라보는 사사키 아타루씨의 문제 설정과도 겹치는 부분입니다. "문학은 무력하지만 무의미하지는 않다"는 사사키 아타루씨의 말에 손홍규 씨의 <서울>이 화답하는 느낌이었습니다.

 

 

# 2.

손 작가는 세월호 사건이 났을 때 사태가 이런 식으로 흘러갈지 몰랐다며, 유가족이 고립된 사실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이 시대는 이미 '다른 시대'가 되어버린 것 같다며 "(다른 시대가 되어버린) 이 시대의 본질에 대한 힌트를 얻고싶다"고 답답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고병권 철학자는 압도적 무력감을 느끼는 이 시기에, 정치, 경제가 붕괴되는 이 때에 만약 문학과 철학이 함께 무너진다면 문학과 철학의 힘의 원천이 권력에 있었다는 증거 아니겠느냐며, 말문이 닫힌 시대일수록 말의 권리, 원천에 대한 물음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함돈균 평론가는 2009년 용산참사 이후 글쓰기의 방식이 바뀌었다고 고백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나는 왜 쓰는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음을, 시대를 관통하는 글쓰기의 행위에 대한 고민을 터놓았습니다. 평론은 소설처럼 물음만 던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진단을 요하기 때문이지요. 점점 대화는 무르익었습니다. 세월호라는 심연에 묻힌 숱한 삶의 재난들에 대해서 온갖 말들과 증언이 오갔습니다. 우리가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인간임의 징표를 과연 어디서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칸트는 '나를 떠나서 너에게로 갈 수 있을 때'가 인간의 징표라고 했지요) 또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키워드가 강박적으로 사용되는 현상을 통해 드러난 망각에 대한 공포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 3.

10월에 열리는 저희 포럼은 3.11대지진이나 세월호 참사 같은 재난에 대한 어떤 진단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성격의 자리가 아니라는 것. 현재진행형의 사건에 대해서 “이럴 때 작가는 이렇게 해야 된다“라고 규정할 수 없는 문제이며 하나의 현상에 대해 도덕의 문제를 끌어들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재난이라는 것은 시험의 과정, 하나의 물음을 받는 과정이고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체로 의미 있고 중요하다는 것, 어떤 ’결론‘이 나올 필요는 없으며 그렇다고 문제를 피해서도 안 된다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했습니다.

 

국내 참가자들은 이웃나라에서 찾아오는 사사키 아타루 씨를 우정의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의 틀에 갇히지 않은 직관적인 형식의 강연을 환영합니다. 엄숙하고 무거운 자리가 아닌 '북페스티벌'의 포럼답게 진지하지만 경쾌한 자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우리의 말할 권리. 진리를 말하는 것이 아닌 어떤 이야기라도 말하고, 읽고 쓰는 권리의 촉발이 되는 귀한 시간이 되리라 믿습니다.

 

# 4.

사사키 아타루 씨의 메모 형식의 발제문이 오는 대로 국내 참가자들과 공유하겠습니다. 만약 늦어질 경우 미리 연락을 주시면 저희 업무처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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