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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05] 인터뷰 강의를 마치고 (6)
  2. [2010.11.30] 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1 (4)

인터뷰 강의를 마치고

[글쓰기의 최전선]

‘인터뷰가 사랑의 메신저’ 새해 벽두 일간지를 장식한 제목이다. 어느 남자 배우와 여자 아나운서의 결혼소식인데, 아마도 아나운서가 배우를 인터뷰하다가 정이 싹튼 모양이다. 회심의 미소가 절로 고였다. 평소에 ‘인터뷰는 짧은 연애다’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을 살피고 눈빛을 읽어내려 애쓰는 등 타인의 우주로 진입하려는 소통 의지는, 연애의 기운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전문 인터뷰어는 죄다 바람둥이겠네? 라고 물어서는 아니 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운명의 행로를 바꾸는 사랑은, 그렇게 자주 오지 않으므로.


꽃다운 청춘들과 인터뷰 수업을 하게 됐을 때, 사실 난감했다. 연애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을까? 어느 시인은 ‘효모에게 술이 되는 법을 가르칠 수 없듯이 시 쓰기를 가르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사 연애 행위인 인터뷰도 마찬가지이다. 애당초 보편타당한 인터뷰론은 불가능하다. 인터뷰 방법론은 대상을 만날 때마다 매번 새로 발명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사적인 연애담을 들려주는 심정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사람과 마주했을 때 어떻게 첫 말문을 열고 무엇이 궁금해 파고들며 왜 끙끙대고 어느 대목에서 희열을 느끼고, 듣는 순간 눈송이처럼 흩어지는 말들과 감흥을 어떻게 추슬러 기록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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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인터뷰에 대하여 -1

[글쓰기의 최전선]
* 지난주 토요일에 '마포는대학'에서 인터뷰 하는 법을 강의했다. 그냥 떠들 수가 없어서 몇 가지 적어간 내용이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는 것이다’

#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다

‘자기만의 길을 가는 이는 누구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니체는 말했다. 사람들은 다 비슷하지만 모두 다르게 살아가고 있다. 삶의 환경과 유전자가 다르고 똑같은 사건을 겪었어도 수용하는 자세와 기억하는 부분에 따라 조금씩 삶의 모양과 의미는 변한다. 저마다 표정과 향기가 생기는 것이다. 장미와 민들레, 동백은 빛과 바람에 따라 고유의 향기와 빛깔이 만들어진다. 피고 지는 시기도 다르다. 어느 것이 더 예쁘고 더 귀하다고 말할 수 없다. 인간의 삶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삶에 대한 가치평가와 등급이 존재한다. 삶에 대한 상상력이 화원에서 파는 꽃의 종류만큼이나 그 가짓수가 적다. 가령 피부색, 학벌, 돈, 명예, 지위 등 극히 물질적인 것을 척도로 삼아 그것에 충족될 때 그 삶을 아름답다거나 성공했다고 말하고 미달할 땐 무시한다. 무시는 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없는 듯이 취급한다. 이 가려진 부분, 삶의 진실을 드러내는 일이 작가의 역할이다. 모든 생명은 그 땅의 최상이고 그 세월의 최선이었음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것, 작가는 삶에 대한 옹호자여야 한다. 

# 인터뷰는 짧은 연애다

우리는 한 사람을 사랑하거나 한 권의 책을 읽었을 때 그동안 몰랐던 세계를 경험한다. 인터뷰도 사람을 통해 하나의 우주로 들어가는 가슴 뛰는 행위이며 그동안 알고 있던 세상이 한 없이 낯설어 지는 체험이다. 인터뷰를 흔히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반만 맞다. 인터뷰는 그저 상대방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는 그런 소극적인 행위가 아니다. 취재원과 작가, 작가와 독자 등 사람과 사람이 만나 감전되고 화학반응을 일으켜 서로가 영향을 미치고 달라지는 매우 뜨거운 사건이다. 좋은 연애가 서로를 성장시키듯이 좋은 인터뷰도 이전과 이후의 주체가 달라져야 한다. 너로 인해 내가 달라진 만큼이 소통이다. 소통하는 인터뷰를 위해서는 충분한 호의를 갖고 만나서 상대방에게 눈을 떼지 말고 흐름을 읽는 일이 중요하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 라는 시구처럼 타인에 몰입할 때 상대방의 미덕과 고유성을 발견할 수 있다. ‘진정한 발견은 새로운 풍경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하지 않나. 위대한 사랑이 대상을 창조하듯이 좋은 인터뷰어도 인터뷰이를 새롭게 창조한다. 인터뷰는 짧은 시간에 이뤄지는 농밀한 연애다.

# 인터뷰 어떻게 할까

마음가짐  인터뷰가 연애라는 연장선상에서 얘기하자면, 어떤 연애전문가는 그동안 헤어진 여자친구가 내 인생의 스승이었다고 말했다. 인간은 서로의 도움 없이 인간은 삶을 지탱할 수 없으며 정신을 배양할 수 없다. 지금 내 앞에 있는 인터뷰이를 인생의 스승으로 바라보라. 고마워 진다. 아는 척하지도 거짓으로 둘러대지도 말고 당당하고 진실한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고 진솔한 자세로 마주할 것이다. 큰 기업 회장이건 경비원이건 사회적 역하링 다를 뿐 모두 다 같은 동료시민이다. 사람사이에 위계를 두지 말아야 한다.

(예) CEO 나 고위인사를 만날 때: ‘높은 분들’은 늘 자기에게 굽실거리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감과 친근감이 넘치는 사람에게 호의적이다. 어떤 한 분야의 최고에 이른 사람은 존경할만한 부분이 있지만 지나치게 낮추고 들어갈 필요가 없다. 인터뷰는 일종의 기싸움이다. 주도권을 빼앗겨 끌려가면 이야기의 맥락을 놓친다. 인터뷰이가 고위층이라고해서 잘 보일 일도 덕 볼 일도 없는 판국에 실수 좀 하면 어떤가. 당당하고 예의바르게 대하라. 애초에 완벽한 인터뷰 따윈 없다. 삶의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진지한 인터뷰가 있을 뿐이다.   

사전준비 충분한 사전조사가 대화를 풍요롭게도 하지만 지나친 ‘뒷조사’가 편견을 만들기도 한다. 또 미리 준비하는 질문은 악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수위조절이 관건이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상황을 살펴가면서 순발력 있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 단, 아는 척하는 것과 알고 있는 것은 다르다. 상대방으로 하여금 말하도록 해야지 내가 다 안다고 미리 말해버리면 안 된다. 유명인을 인터뷰할 때  ‘내가 알고 있는 사실들’ - 편견일지도 모르는 그것들-만 확인하고 오는 게 가장 나쁜 태도이다. 동일한 의미를 복제-생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좋은 인터뷰어는 상대방이 신나서 떠들도록 자리를 펴줄 수 있어야 한다. 상대방에게 이야기가 샘솟도록 마중물을 부어줄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 준비해 가자.

(예) 뮤지컬배우 최정원: 배우의 경우 수상경력. 주요작품의 역할. 데뷔년도 등 기본 정보와 작품 한 두개 복습은 필수다. 수중분만으로 출산한 것, 2010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 받은 것, 끼가 넘치는 딸을 둔 것 등 특별한 에피소드를 챙겨갔다. 컨셉은 무대 아래의 수수한 일상. 마흔. 여자. 엄마. 등을 키워드로 대화를 이끌고갈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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