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눈 속의 연꽃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길 / 황지우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 삶이란 얼마간 굴욕을 지불해야 지나갈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 돌아다녀보면 조선팔도, 모든 명당은 초소다 한려수도, 내항선이 배때기로 긴 자국 지나가고 나니 길이었구나 거품 같은 길이여 세상에, 할 고민 없어 괴로워하는 자들아 다 이리로 오라 가다보면 길이 거품이 되는 여기 내가 내린 닻, 내 덫이었구나 - 황지우 시집 밤길은 두렵다. 겨울밤은 어둡다. 헤매기 십상이다. 역시나 그랬다. 제사가 끝나고 집에 오는 길. 남편은 늦게라도 송년회에 가야한다고 먼저 따로 나갔다. 혼자서 뒷자리엔 애들을, 트렁크엔 김치를 싣고 출발했다. 시댁에서 집으로 가는 길, 수지에서 목동까지 수년간 수십 번을 지나갔는데 헤맸다. 판교IC 타는 곳을 놓쳤더니 영판 낯설다. 왕복 8차선 도로에 지나가는 차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