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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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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트르_말_과제리뷰 # 사르트르와 실존주의 사르트르 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첫 교재로 택한 이유는 ‘유년’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말’ 때문입니다. 이 엄청난 말의 성찬, 말의 인플레, 말의 폭포수를 느껴보시라고요. 에서 김영민이 그랬죠. 짐작컨대, 사르트르는 성행위를 하면서도 계속 떠들었을 것이라고요. 인간은 분자나 원자가 아닌 '이야기'로 구성된 존재라는 것을, 본디 훌륭한 작가들은 보여줍니다. 글 쓰려면 자기 안에 수다가 많아야합니다. 풍부한 표현, 날카로운 문제의식은 절차탁마의 영역이고요. 우선은 우리 몸을 이야기를 생성하는 24시간 공장의 신체로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작가는 경험+관찰력+상상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죠. 사르트르는 실존주의자라는 말이 꼭 따라 붙습니다. 수업시간에도 수능 세대들, 윤리 ..
강사 인터뷰 - '자본의 멈춤을 도모하며 ㅋ' * 글쓰기의 최전선 7기 수업을 앞두고 강사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어는 6기에서 '울분을 글쓰기로 승화'시켜 주목과 갈채를 받고 7기 반장으로 스카웃된 '이슷트'입니다. ------------------------------------------------------------------------------------- 신청은 해놓고 잘할 수 있을까? 하며 (초큼) 쫄아 있을 수강 신청자들과 수유너머R 강좌 게시판의 조회수만 높이고 신청을 망설이고 있는 당신을 위해 글쓰기의 최전선 강좌에 대해 궁금한 점 몇 가지를 물어보기로 했다. 이것은 큰 모험임을 여러분 중 누군가는 부디 알아 주길 바란다. 내 글쓰기를 지도해 줄 사람, 그것도 위클리 수유너머 (수유너머에서 발간하는 웹진)에 몇 년 간 인터뷰 ..
글쓰기의 최전선_7기 모집합니다 글쓰기는 자신과의 대화입니다. 대화를 위해서는 생각과 표현을 담아낼 자기 언어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책을 읽고 지식을 쌓아도 자기를 아는 것, 즉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기인식으로서의 글쓰기는, 외국어를 공부하듯 새로운 언어 감각을 기르는 일입니다. 지속적인 동기 부여와 반복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글쓰기의 최전선’은 읽고 대화하고 쓰는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성장기를 빛나는 문체로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 사물과의 관계를 섬세한 언어로 그려낸 시, 가난과 사랑과 욕망을 묘사한 소설, 세상을 보는 사려 깊은 눈을 길러주는 산문을 함께 읽습니다. 꾸준히 읽고 대화하고 쓰는 과정에서 나의 경험을 비추어보고 재해석하고 기록합니다. 글 쓰는 일은, 나의 욕망..
성폭력피해자를 위한 책 - 보통의 경험, 아주 특별한 용기 ‘이걸 다 읽어야하는데…’ 머리맡에 책을 두세 권 늘어놓고 손에 한 권을 꼭 쥐고 이불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나의 취침 의식이 되어버린 일상의 풍경이지만 6월 들어서는 더 쫓겼다. 새로운 동료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기로 결정한 후부터다. 관련 서적 6권. 베개보다 표면적이 넓다. 그런데도 책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하고 꿈의 세계로 빠져버리곤 했다. 그럴수록 마음이 다급했다. 경험과 정보와 감각 면에서 나는 한참 뒤떨어졌으니 분발해야하지 않겠는가 싶어서다. 주변에서도 걱정했다. 내가 성폭력경험자들과 글쓰기 수업을 한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가 경험이 없는데 그들과 같이 수업할 수 있을까?” 나에게 말을 건 이들은 당연히 내가 성폭력 경험이 ‘없다’는 전제 하에 말을 시작했다. 없을 수도..
글쓰기의 최전선 6기 엠티 - 전주, 배회하다 글쓰기의 최전선 6기 마지막 수업을 전주로 엠티를 갔다. 6월 5일. 향후 대학의 레벨이 결정되기에 고3에게 가장 중요하다는 6월 모의고사가 실시되는 날이었다. 내가 엠티를 간다고 하자 "고3엄마가 팔자 좋다"는 얘기를 두 군데서 들었다. 그 때야 문득 자각했다. 내가 고3 엄마라는 사실을. 의도한 바는 아닌데 종종 잊고 산다. 아들아 너는 시험을 보거라 엄마는 엠티를 가마, 격려하고 아침밥으로 부추와 달걀과 단무지로만 된 웰빙 김밥을 싸놓고 나왔다. 엄마들은 특별한 날 김밥을 싼다. 글쓰기의 최전선 학인 태영씨 어머님이 딸내미 엠티 간다는 말에 다같이 아침으로 먹을 수 있도록 김밥을 싸주마 하셨고 태영씨는 무려 따뜻한 김밥 열줄을 들고 나타났다. 어머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기념촬영 하려는데, 로맨스조가 ..
성폭력 경험자들과 글쓰기 수업을 여기도 홍보합니다. '성폭력피해경험자'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게 됐습니다. 여성가족부 지원사업이라 수업료 무료이고요, 글쓰기는 총 14차시 진행됩니다. '치유'라는 말을 빼고 다른 표현을 고민했는데 어쩔 수 없이 들어갔네요. 치유는 은폐나 망각이 아니라 견딜만한 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기억으로 더이상 일상을 방해 받지 않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이겠지요. 불안과 고통을 안고 가는 것. 이것을 글쓰기가 도와줄 수 있을지, 조심스레 배움의 시간을 가져보려합니다. '배움의 또 다른 길은 나 자신에게 불확실한 것들을 분명히 말하는 것이고, 내 골칫거리들을 뚜렷이 밝히려고 애쓰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내 경험이 정말로 지닌 듯한 의미에 더 가까이 이르는 것이다.' - 칼로저스
김영민 <공부론> 읽고 타자의 타자성이 유지되어야 한다면 이해의 실패는 본질적이다. 따라서 이해 가능성의결핍은 자아와 타자의 관계에 의해 제기되는 묘사의 문제 중심에 있다. 타자를 타자로 유지하기 위해 그것은 지식이나 경험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하는데, 왜냐하면 지식은 언제나 나의 지식이고 경험은 언제나 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대상은 오직 그것이 나를 위해 존재하는 한에서만 만나지며, 따라서 곧바로 그 대상의 타자성은 감소된다. - 콜린 데이비스 우리가 타인, 타자에 대한 이야기를 수시로 자연스럽게 사용합니다. 타인과 타자가 구별 없이 쓰이는데 어떻게 다를까요. 수업시간에 스치듯이 얘기했는데요.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보완하기 위해 일부 옮겨드립니다. 타인은 다른 사람. 실존의 개념이죠. 타자는 나 아닌 모든 것. 자연, 사물..
톨스토이 <이반일리치의 죽음> 과제 리뷰 지난 시간에 톨스토이의 인생과 작품에 대한 얘기가 오갔죠. 삶에서 우러난 글이냐, 삶을 배반한 글이냐. 오랜 논쟁거리이기도 한데, 저는 둘 다 타당하다고 생각해요.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 론에 근거해서요. 인간의 내면은 바다처럼 넓고 여러 결이 있으니까 어떤 속성은 일상에서 표출되고 어떤 속성은 비활성화 되어 있다가 작품으로 드러나는 게 아닐까요. 문득 니체의 주장이 생각나서 찾아봤어요. 호메로스가 아킬레우스였다면 아킬레우스를 창조해내지 않았을 것이며, 괴테가 파우스트였다면 파우스트를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다. - , 제3논문, 4절 같은 맥락에서, 니체는 아마도 차라투스트라처럼 살지 못해서 차라투스트라를 창조해낸 것이겠지요. 원하는 대로 다 살아버리면, 즉 응축된 에너지를 이미 발산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