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5/08

(7)
여자들의 저녁식사 모처럼의 불금. 친구 넷이 만나 밥과 술을 먹었다. 밤 9시가 넘자 “엄마 언제 오냐”는 전화가 번갈아 걸려오는 애 있는 여자들이다. 우리는 무더위를 어떻게 났는지 여름 안부를 주고받았다. A는 반바지 일화를 꺼냈다. 하루는 너무 더워 사무실에 반바지를 입고 나갔는데 타부서 선배가 지나가며 한마디 하더란다. “그렇게 짧게 입고 다니면 남편이 싫어하지 않아?” A는 이혼하고 혼자 아이들을 키운다. 저간의 사정을 모르는 이라서 대충 웃고 넘기려다 그냥 말했다고 한다. “저 남편 없는데요?” B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절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는 B는 지난주말에도 태백의 절로 떠났다. 옆방에는 60대 중년부부가 묵었고 오며가며 마주쳐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는데 부인이 슬그머니 다가와서 묻더란다. “이렇게 혼자 다..
북앤카페 쿠아레 - 낯설지만 꽤 괜찮은 만남 북앤카페 쿠아레에서 '낯설지만 꽤 괜찮은 만남'을 가졌습니다. 글쓰기의 최전선 독자들과의 자리. "은평구에 처음 오시죠?" 하고 주인장님이 물어보셨어요. 북한산 아래 명당자리, 서울 변방의 동네에 자리 잡은 영화 같은 북카페. 들어서자마자 저무는 햇살과 좋은 파장이 끼쳐오는 공간이었습니다. 영화 보면서 파리의 '세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과 에단호크)을 동경했는데 꿈을 이룬 듯한 기분마저 듭니다. 글쓰기-살아가기의 분리되지 않는 이야기 나누었고, 나중에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어떤 분이 물어보셨어요. "사는 게 행복한지?" " 글쓰기 수업할 때는 많이 행복하고 다른 일로 안 행복해서 밤에 누워 눈물이 날 때도 있고 오락가락 하는 삶이지만, 여기서 이런 만남을 갖는 순간이 있으니 행복하다." 했습니다. ..
공부의 양과 삶의 맥락 평범한 여성들과 이야기하다보면 그들의 인식 능력과 지적 적용력에 놀라는 경우가 많은데 반면 전문직 종사자나 여론주도층 인사들은 강의가 너무 어렵다고 하소연 한다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말한다. 첫장에 나오는 일화다. 나도 글쓰기 수업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접해보니 정말 그랬다. 넓은 의미의 주부들은 문학, 철학, 사회학 등 텍스트 이해가 빨랐다. 왜 일까. 사회적 약자로서 정체성의 힘 같다. 결혼하고 아이낳고 살림하는 건 타인과 부대낌의 연속이다. 불가해한 남편과 행복과 번뇌의 근원인 아이들. 시금치도 싫어지게 한다는 시댁식구들부터 이웃들까지 면면이 다 다르다. 그 모든 관계에서 자기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해석노동과 정서노동을 피할 수 없다. 꼭 주부가 아니더라도, 비슷한 돌봄노동을 하는 아르바이트 경험이..
북앤카페 쿠아레+ 호모북커스+ 북바이북 작가와의 만남 작은 동네서점 세 군데에서 담소회 같은 강연을 합니다. 시간 되시는 분 오세용 ^^ 8/26 수요일 [낯설지만 꽤 괜찮은 만남]https://www.facebook.com/bncquoirez 8/31 월요일 호모북커스 저자와 함께 읽기https://www.facebook.com/longman7/posts/940653689334255?notif_t=like_tagged 9/3 목요일 [북바이북 작가번개]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bookbybook&logNo=220449634411
밥 (안)하는 엄마 몇 년전 한 여성 소설가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서울의 한적한 동네에 아담한 정원이 있는 단층 양옥집으로 찾아갔다. 거실 책꽂이 한칸에는 무슨 무슨 문학상 상패들이 나란히 놓여있었다. 집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소설은 주로 밤 10시부터 새벽 서너시까지 쓴다고 했다. 그에게는 나와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새벽까지 글을 쓰면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괴로웠던 터라 개인적인 질문이라며 아이 아침밥은 어떻게 해주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답이 돌아왔다. “아침밥 안 먹는 아이로 키우면 돼요.” 그 초월적이고 독자적인 답변에 정신이 번쩍 났다. 그리고 곧 알아차렸다. ‘밥’의 탈을 쓴 저 사사로운 질문이 얼마나 정치적인가를. 남자는 돈 벌고 여자는 (일해도) 살림한다..
8/20 벙커 특강 안내 내가 만약 어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글 쓸 일이 있는데 A4 한페이지 채우는 게 엄두가 나지 않고무언가를 쓰고 싶어도 첫문장이 당최 나오지 않아 글쓰기를 '나중에'로 미루기를 반복하는그대들을 위한 벙커1 추천 강의. 특히 다음 두 경우가 당신의 이야기라면 주목. - 나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우주의 섭리를 해명하는 일처럼 막막했다. - 내 몸을 밟고 지나가는 감정을 언어로 번역하는 과정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허나 글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다면 쓰기의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글 쓰는 일을 크나큰 압박, 인생의 숙제로 대해 온 태도에 옆구리를 푹 찔러줄 글쓰기의 효능을 두가지만 맛보자. - 글을 쓰면서 생각을..
2015 하반기 은유의 글쓰기 - 여성, 몸, 언어 2015 하반기 은유의 글쓰기 - 여성, 몸, 언어 이 강좌는 집중적으로 읽고 쓰고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글쓰기 계속프로그램입니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읽고 각자 맡은 부분을 정리하며 한 가지 질문–문제의식-을 제시해서 발표합니다. 그 다음 주에는 자기 질문을 자기 삶으로 풀어내는 글을 한 편씩 씁니다. 2015년 하반기 수업의 주제는 여성, 몸, 언어입니다. 나의 몸부터 삶의 자리까지 자기 언어로 생각하고 설명하고 글로 써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일시 : 8월25일부터12월 29일까지 매주 화요일 7시 30분~10시 (9/29 추석 휴강) 장소 : 서울메트로2호선 홍대입구역 ‘어슬렁정거장’ (도보 3분) 수강료 : 18회차 36만원 + 매차 시 일인일메뉴 (최저 아메리카토 4천원~) 정원 : 12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