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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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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고양이와 서울고양이 충남 홍성군 지인의 집에 몇몇 친구들과 놀러 갔다. 서울 토박이고 시골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나로서는 무척 설렜다. 펜션이나 콘도가 아닌 벽면에 세간살이 다닥다닥 걸린 민가에서 하루를 묵을 수 있다니. 툇마루에 걸터앉아 무심히 지나가는 구름을 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그 시골집에서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건 고양이 두 마리. 눈사람처럼 전신이 하얀색 털로 덮인 흰 고양이와 갈색, 흰색, 검정색 얼룩덜룩한 무늬를 지닌 삼색이가 어슬렁어슬렁 나타났다. 두 마리 모두 사람을 따랐다. 흙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꽃구경하는데 다리 아래로 들어와 가르릉거리며 몸을 비볐다. 녀석들이 귀여워 쓰다듬어주는데 몸통 한쪽이 거슬거슬했다. 내가 ‘고양이가 있는 시골집’에 놀러간다고 했더니 고양이 박사인 딸내미가 대뜸 일러준 말이..
내 마음의 부적 잘 표현된 불행, 이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가슴이 마구 뛰었다. 그리고 황현산의 언어에 빠져들었다. 그 때 그 첫 설레임처럼, 나는 최근 또 두 차례나 벅찼다. 뭉클하고 송구했다. 선생님의 이름에 작은 흠이라도 남지 않도록 나는 성심껏 살아야한다. 그래야하는 이유가 생겼다. 내 마음의 부적.
채널예스 인터뷰 - 비밀글만 쓰면 글은 늘지 않는다 "책을 우연히 집어들었는데 계속 읽게 되었고, 그래서 인터뷰를 요청드린다."는 말을 두 사람에게 들었다. 책을 내고 인터뷰한 두 군데 매체 '시사인'이랑 '채널예스' 담당 기자다. 무명 출판사에서 책을 낸 무명 작가에게는 쉬이 오지 않는 기회이다. 특히 나의 이야기를 사려깊고 섬세하게 들어준 채널예스 엄지혜 기자의 글은 더 소중하다. 누가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것이 주는 기쁨을, 실로 오랜만에 느꼈다. 이제 여기 나오는 말들을 배반하지 않는 삶을 착실히 살아야한다. [글쓰기 특집] 은유 “비밀글만 쓰면 글은 늘지 않는다”『글쓰기의 최전선』 펴내 세상에 나와서 부딪히고 넘어져야 글도 성장한다 포털 사이트에 ‘글쓰기’를 입력하고 책을 검색하면 1만 5천 여권의 책들이 얼굴을 내민다. 팔리니까, 원하는 독자들..
<글쓰기의 최전선> 출간 기념 작가와의 만남 안내 이런 걸 다 하게 됐습니다. 아래 썼다시피 저자는 특별하지 않지만 책은 이야기를 담고 태어난 생명체이므로 뭔가 제가 잘 살아가도록 말을 해주어야하는 것 같습니다. 두차례 열립니다. 19(화)일 자리는, 저랑 함께 공부한 학인이 주최하는 공익성 행사입니다. 제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책 이야기도 나누고, 해외입양 단체 활동을 소개하고, 가수가 나와서 노래도 하는 그런 자리가 될 것입니다. 입장료가 있는데 기부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홍대에서 편안한 분위기에서 고급진 차 한잔 하면서 글쓰는 것에 대해, 떠나가는 아이들에 대해 이야기 나누실 분들 환영합니다. 그리고 27(수)일 자리는 책이 나오면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출간 기념 강연회 같은 것입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도 이런 강연의 자리는..
저자는 특별하지 않다 얼마 전 나의 책이 한 권 나왔다. 책을 썼다, 책을 냈다 같은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난 그걸 책을 ‘낳았다’고 말하고 싶었다. 이 세상에 없던 것이 있게 되기까지의 시간에 엄살을 부리고 싶어서다. 정말이지 출간은 출산처럼 지난하고 지루했다. 원고를 다 쓰고 나면 부족한 데가 보여서 다듬어야 하고, 이제 되었는가 싶으면 빈틈이 드러나 메워야 하는 식이다. 원고를 보고 또 보는 것 외에도 프롤로그, 에필로그, 저자 소개까지 쓰고 또 써야 하는데, 그 과정이 꼭 산통 같다. 괴로움이 끝날 듯 끝나지 않고 뭔가 완성될 듯 되지 않고 힘은 점점 빠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번 더 용을 써야 몸에서 무언가 쑥 빠져나온다. “제가 쓴 책이 나왔어요.” 나는 부르튼 입술로 가까운 이들에게 출간 소식을 알렸다. 아이를 ..
감응의 글쓰기 제가 지난겨울부터 지식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글쓰기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강좌명을 '감응의 글쓰기'로 해보았습니다. 조금 더 존재와 존재의 감응에 집중해서 수업을 하려는 마음가짐이 반영된 것이지요. 토요일 오후 2시. 장소는 합정역에서 2분 거리입니다. 교통이 좋아요. 함께 읽고 쓰며 배울 분들을 기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