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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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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해고노동자 복직투쟁 굴뚝 농성장으로 평택. 2009년 옥쇄 파업에도 가보지 못한 그곳. 지난 6년 마음에 빚진 자리로 남아있는 평택 쌍용차 공장을 갔다. 동료의 복직이냐 상여금이냐,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의 동료들처럼, 나도 하루 반나절을 갈등했다. 주말에 할 일이 산적해 있고, 굴뚝농성장에도 가고 싶고. 그러다가 갔다. 주말에 국민대회 못 간 것도 마음에 걸려서. 또 연구실 (여성) 동료들과 기차 타고 어디론가 가는 놀이도 설레고 해서. 모닝커피 두 잔 보온병에 담아서 출발. 서울역에서 평택까지 한 시간. 평택역에서 쌍용자동차까지20분 남짓. 그곳은 생각보다 가깝고, 굴뚝은 생각보다 멀다. 70미터 높이 오른쪽 굴뚝 맨 위에 이창근, 김정욱 동지가 살고 있다. 44일째. 굴뚝인들과 페이스 타임으로 전화연결해서 영상통화 했다. ㅎㅎ 아이패..
서점에서 길 잃은 양 되기 좋은 책을 소개시켜 달라는 부탁을 가끔 받는다. 평소 대화가 많고 취향을 아는 사이라면 선뜻 권해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난처하다. 책은 기호품이거나 의약품이다. 배경 지식, 관심 분야, 자기 욕망, 독서 습관 등에 따라 또 현재 당면 과제와 자기 아픔에 따라 읽히는 책도 필요한 책도 다르다. 나의 좋음이 남의 좋음과 꼭 일치하지 않는다는 게 핵심. 그래서 나는 서점에 산책을 나가보라고 넌지시 권한다. 서가와 서가를 어슬렁거리면서 내 몸이 어떤 책에 반응을 보이는지 살펴보는 거다. 책들에게 책을 소개받는 셈이다. 이는 경험에 따른 조언이다. 나는 시를 좋아하는데 80-90년대는 주변에 시가 흔해 즐기기 쉬웠다. 당시 국민 시였던 서정윤의 ‘홀로서기’를 문학소녀들은 거뜬히 달달 외웠다. 인터넷 문화가 ..
10기 수업을 앞두고 인터뷰한 것 안녕하세요 글쓰기의 최전선 10기 반장을 맡은 까탈림입니다. 글로 먹고 살지는 않더라도 보고, 듣고 읽고난 뒤에 무언가를 쓴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인 것 같습니다.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책을 만나고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10기 강사 은유 쌤 인터뷰를 준비했습니다. 까탈림 >> 은유쌤 안녕하세요. 인터뷰로 인사를 드리니 느낌이 새롭네요(웃음). 미래의 학인들을 위해 자기 자신을 소개한다면 어떤 수식어를 붙여서 소개하고 싶으세요? 은유 >> 안녕하세요 저는 ‘글 쓰는 은유’입니다. 까탈림 >>왜 ‘글 쓰는’ 은유라고 소개하고 싶으신 건가요? 은유 >> 글 쓸 때 제일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요. 그런데 일상에서는 집필 가능한 시간이 넉넉하지 않으니까 스스로 주문..
한겨레 21 - 대학 생활도서관 모임이 뽑은 '올해의 책' 지난해 가을 축제가 끝나고 바로 시작한 프로젝트. 시민행성 함돈균 평론가의 제안으로 우리 와우책문화예술센터와 대학 생활도서관 모임과 '올해의 책 뽑는 일을 같이 진행했다. 20대가 단지 지식 소비자가 아닌 담론 생산자로 나서는 일에 시민사회가 함께 한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오랜만에 젊음의 기운이 생동하는 20대 학생들과 모여서 책을 고르고 토론하고 글을 같이 읽고 고치는 작업을 거쳤다. 에 우리의 활동이 좌담회 형식으로 실렸다. 기쁜 마음에 전문을 옮긴다. (본문 후반부 사진에 카키색 아우터 입은 내 뒷모습도 나옴 ㅎㅎ) [레드 기획] 기본소득운동을 하는 친구가 을 추천하고 밀양에서 평화농활 하면서 를 함께 읽고… 대학 생활도서관 모임이 뽑은 ‘올해의 책’ » 서강대 생활도서관 활동가 한나현 (맨 아래 ..
첫사랑 고구마 같은 직업 월동 준비로 고구마를 샀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입하려고 검색창에 고구마를 써넣으니 브랜드가 말 그대로 ‘고구마줄기’처럼 줄줄이 엮여 나왔다. 내가 고른 것은 첫사랑 꿀고구마. 달달하고 익살스런 이름에 나도 모르게 손이 갔다. 집으로 배송온 상자에도 ‘첫사랑 꿀고구마’라고 표기되어 있다. 고구마를 꺼낼 때마다 킥킥 웃음이 난다. 저 농부에게는 못 잊을 첫사랑이 있는 걸까. 단지 판매 전략으로 고안해낸 말일까. 전원일기 풍의 농촌 멜로가 아니고서야 티라미슈 케이크도 아니고 고구마를 먹으면서 첫사랑이 떠오를 확률은 얼마나 될까. 어쨌든 저 농부는 고구마처럼 촉촉하고 달콤한 기억에 근거해 이름 지었을 테고 그것이 인간 보편 감성의 한 켜를 이룬다는 사실을 믿은 것이다. 나는 그 농부가 참 행복한 직업인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