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16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고양이 장례식 “엄마, 오늘 하리 죽은 지 24일째야.” 딸아이가 무심히 말했다. 하리는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다. 아니다. 키웠다고 말하기엔 해준 게 없다. 심지어 나는 얼굴도 몇 번 못 보았고 쓰다듬어 보지도 못했으니까. 나는 그간 애완동물을 키우자는 아이들의 집요한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 ‘키우는 건 너네로 족하다’고 공언했다. 집에 화초 한 포기 갖다 놓고 물주는 일도 내키질 않았다.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 우주를 떠받드는 일과 다르지 않았기에 개나 고양이 털 한 올이라도 더해진다면 무너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아들의 친구가 기르던 고양이가 왔다. “생후 10개월 밖에 안 됐는데 두 번이나 주인이 바뀌는 고양이가 딱하다”는 말에 나도 맘이 흔들렸다. 아들은 용돈을 아껴 사료비를 대고 대소변을 치우는 등 정서적..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