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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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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 아동성폭력 피해자의 엄마 [내 몸, 파르헤시아]딸은 엄마에 엄마는 딸에 공유된 기억 세 명의 엄마가 있다. 영화 의 엄마(김혜자)는 살인사건에 연루된 장애인 아들을 구하기 위해 다른 지적장애아에게 누명을 씌우고 마더에서 머더(murder·살인자)로 되어간다. 광기와 폭력의 왜곡된 모성은 말한다. “아무도 믿지 마, 엄마가 구해줄게.” 영화 의 공주 엄마(성여진)는 전화번호까지 바꾸고 다른 남자와 산다. 거세된 모성의 리비도는 오직 자기 욕망과 생존으로 쏠리고 3년 만에 찾아온 딸에게 말한다. “엄마도 힘들어. 다신 찾아오지 마.” 영화 의 엄마(김미숙)는 자폐를 앓는 자식에게 ‘백만불짜리 다리’라며 주술을 건다. 희생하고 헌신하는 전능한 모성은 말한다. “내 소원은 초원이 죽은 다음날 죽는 것이다.” 자식의 고통 앞에 선 모성은..
글쓰기의 최전선9기- 김수영에게 배우는 자유와 사랑의 글쓰기 시인 김수영에게 배우는 ‘자유와 사랑의 글쓰기’ 김수영은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고 1960년대 4·19 혁명을 기점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친 시인입니다. 그에게 ‘시詩’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억압과 폭력의 시대에 맞서 ‘존재의 온전함’을 행사하기 위한 수단이자 방편이었습니다. 난파된 세상에서 침몰하지 않기 위해 시를 부여잡을 수밖에 없었던 김수영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인이란 언어를 통해 자유를 이행하는 사람”이며 “진정한 시는 자기를 죽이고 타자가 되는 사랑의 작업이며 자세”라고요. 김수영에게 시작이란 자유의 이행이자 동시에 사랑의 작업인 것입니다. 김수영은 좋은 글쓰기의 스승입니다. 그는 기존의 자연친화적 서정시와는 전연 다른 산문적이고 지적이며 도회풍의 시를 쓴 모더니스트입니다..
2014 퀴어퍼레이드 구경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신촌에 갔다가 퀴어퍼레이드를 봤다. 아니다. 퀴어퍼레이드도 볼겸 신촌에서 약속을 잡았다. 오후 5시, 행사장 부근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접근이 힘들었다. 찬송가 소리 같은 것들, 서울역 앞에서 들리는 그런 사랑과 자비일수 없는 노래소리가 들렸다. 퀴어퍼레이드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가령, 이런 문구가 눈에 들었다. '동성애자들은 하나님의 즉결심판을 받으리라' 같은 무시무시한 말들. 형광옷을 입은 전경들, 사명감에 가득찬 교회사람들; 겹겹이 둘러싸인 인파의 틈을 파고 연구실 친구들과 접선했다. 반가운 말,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우리가 지금! 여기! 살고 있다." 올해 가장 감동적으로 본 영화 에 나오는 주인공 같은 언니들 커플이 멋지게 춤을 춘다. 시선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