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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말들 북콘서트 신청은 요기 알라딘: https://bit.ly/2VKtbZ2예스24: https://bit.ly/2VR9kHW교보문고: https://bit.ly/2u0OQAH
다가오는 말들 나를 과시하거나 연민하기 바쁜 시대,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지만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 되는 시대. 《다가오는 말들》은 이런 ‘나’ 중심의 시대에 ‘타인’의 입장에 서보는 일의 가치를 역설한다. 은유는 우리가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일 때 내가 가진 편견이 깨지고 자기 삶이 확장되는 경이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럴 때 나는 나와 타인을 돌볼 수 있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우리가 서로 연결되면서 세상도 좋은 쪽으로 약간의 방향을 틀게 된다. “글쓰기를 배우려다 인생을 배웠다”는 독자들의 반응을 얻은 《글쓰기의 최전선》과 《쓰기의 말들》, 여성이자 엄마로서 살아오며 겪은 편견과 차별, 외로움과 절망, 울분을 여러 편의 시와 엮어 풀어내면서 독자들이 잊었거나 몰랐던 감각을 깨워준 《싸울 ..
아버지 직업을 말한다는 것 지난주 실검 1위에 임희정 아나운서 이름이 올랐다. 설마?하고 봤더니 맞다. 우리 학인이었다. 일년반 전 글쓰기 수업에 찾아왔고 10주간 글을 썼다. 초반엔 글쓰기 처음 배우는 이들이 흔히 그렇듯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이 많았다. 피트백을 해주면 꼭 고쳤다. (글고치는 학인은 드물다) 경험상, 성실하게 글을 쓰는 학인은 꼭 풀어야할 풀고싶은 자기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임희정 학인은 그것이 아버지 얘기였다. 글쓰기 수업 중반 즈음 아버지가 등장했다. 아버지가 초등학교도 못 나왔고 지금껏 막노동을 하고 계시다고. 그게 부끄러워서 방송국 다닐 때 아버지를 '건설회사 대표'라고 속였다는 고백도 했다. 왜 아버지를 부끄러워해야 했을까. 나는 질문을 던졌고 그는 질문을 받아 글을 썼다. 지금도 지하철 첫차를 ..
로마에서 엄마를 보다 영화 의 주인공은 연애를 하다가 아기를 갖는다. 임신 사실을 극장에서 연인에게 말한다. 스크린을 등지고 여자의 몸을 탐닉하던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잠깐 나갔다 오겠다고 한다. 영화도 안 끝났는데 어딜 가냐고 여자가 묻자, 금방 올 거라며 뭐 사다 줄까? 묻기까지 하더니만 결국 오지 않는다. 남자는 종적을 감춘다. 이후 남자의 행동은 예상대로라서 슬프고, 예상치 못한 대목에선 참담하다. 주인공의 성정은 외유내강하다. 유명한 회화 속 ‘우유 따르는 여인’처럼 매일매일의 노동을 묵묵히, 만삭이 되도록 수행한다. 영화 끝무렵 딱 한번 감정의 수문을 연다. “아기를 낳고 싶지 않았다”며 목 놓아 운다. 나도 따라 울었다. 남자를 비난했고 여자를 연민했다. 여자의 엄살 없는 살아냄을 존경했다...
조지오웰의 믿음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하는 강력한 첫인상은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서 나는 무시무시한 소음에서 비롯된다. 갱도 안에서는 멀리까지 볼 수가 없다. 램프 불빛은 뿌연 탄진에 막혀 얼마 뻗지 못한다.” 조지 오웰이 쓴 의 한 장면이다. 1936년 영국 북부지역 탄광노동자의 실상을 기록한 오웰은 그곳은 “내가 마음속으로 그려보던 지옥 같았다”고 말한다.오웰이 묘사한 지옥을 얼마 전 나도 보았다. 석탄 먼지 어둑한 공간을 밝히는 희미한 손전등. 굉음을 내며 굴러가는 컨베이어벨트. 그 아래 수십개 구멍에 몸을 반으로 접어 머리를 넣어 살피고 바닥에 떨어진 석탄을 삽으로 치우는 사람. 2㎞ 넘는 동선을 오가며 일명 ‘낙탄 작업’을 나 홀로 처리하던 스물넷 청년은 기계에 빨려들어가 몸이 분리된 채 숨을 거둔다. 태..
감응의 글쓰기 14기
그렇게 당사자가 된다 찬 바람 불자 동네마트 앞에 미니트럭이 등장했다. 붕어빵집인 줄 알고 들어갔는데 호떡집이다. 호떡을 사며 혹시 붕어빵은 안 팔 계획인지 물었다. 아저씨는 고개를 젓더니 “에유, 반죽하면 어깨 나가요. 그거 못해서 이제 호떡이랑 핫도그만 팔아” 한다. 게다가 붕어빵이 다 프랜차이즈라서 떼고 나면 남는 게 없단다. 핫도그랑 호떡에 승부를 걸고 있으니 꼭 맛을 평가해달라고 아저씨는 신신당부했다. 세가지 사실에 놀랐다. 붕어빵에까지 자본 시스템이 침투했으며, 누런 주전자에서 수도꼭지의 물줄기처럼 흘러나오는 흰 반죽은 극한 어깨 노동의 산물이었고, 호떡 레시피도 계속 업데이트된다는 것. 세상에 쉬운 일 없다고 말하면서도 난 붕어빵 장사를 만만하게 여긴 듯하다. “퇴직하고 농사나 짓겠다”는 말이 농사에 문외한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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