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1> 자기 인식이 어떻게 권력의 예속을 낳는가

[비포선셋책방]

푸코의 ‘성의 역사’는 모두 세 권이다. 1권 앎의 의지, 2권 쾌락의 활용, 3권 자기배려. 그는 이 방대한 저서를 왜 썼을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일단 푸코는 '성은 억압되지 않았다.'는 말로 논의를 펼쳐나간다. 성에 대한 엄격한 금지가 아니라 오히려 너무 많이 말해졌다는 것. 이같은 공적인 성담론이 확산은 '성의 주체'와 '성과학'을 탄생시켰고, 서구 현대의 개인은 자기-실천에 따라 발견되는 자기 몸속에 있는 진실이 아니라, 자기-인식(해석)에 따라 저 멀리 존재하는 진실을 찾으려는 한다. 이는 필연적으로 권력의 예속화를 낳는다는 것이다.

이것을 푸코는 계보학적으로 증명한다. 계보학은 가치의 가치를 묻는 니체의 철학적 접근방식이다. 우리가 자명하다고 믿는 것, 근본원인이라고 믿었던 것이 사실은 권력 효과나 담론의 구성물에 불과하다는 것, 그 과정에서 행해진 실천들을 밝히는 작업이다. 성 담론화가 어떻게 개인을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 권력에 예속시키는지 다음의 사례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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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 황인숙 ‘눈도 마주치지 말자’

[올드걸의시집]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   황인숙 시집 <자명한 산책>,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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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포럼 채무변제파티> 그렇다면 십시일반, 아니면 말고

[극장옆소극장]

쉬운 길 놔두고 가시덤불 길 가는 사람들이 있다. 농약 한통 쫙 뿌리면 한 소쿠리 가득 사과를 담을 수 있는데 굳이 농약 안 쓰고 고집 부려 수확량의 삼분의 일밖에 못 건지는 농부들. 고액의 족집게 강사자리 놔두고 극구 화폐랑 거리가 먼 인문학 전파하는 학자들. 해직될 거 알면서도 거리에 나서는 교사들. 밥 굶을 줄 알면서도 굳이 독립영화를 찍는 사람들. 만나본 바에 의하면 그런 사람들의 면상은 대체로 밝다. 애환은 있어도 그늘은 없다. 가난이라기보다 '청빈'한 삶을 택했으니 자기만족도가 높은 것이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즐겁다. 이들이 모여서 ‘파티’를 열면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즐거움의 무한 증폭이다.  


인디포럼 채무변제파티-그렇다면 십시일반. 9월 12일 독립영화판 사람들이 일일호프를 열었다. 인디포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장 가난한 영화제다. 해마다 열리는 영화제인데 올해 인디포럼 주제가 ‘촛불 1주년’이었다니 무덤을 판 것인지도 모른다. 지난 7월 영문도 없이 이유도 없이 그간 꾸준하게 받아오던 영진위 단체 사업 지원에서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았단다. (지난 촛불집회 이후 집회에 참가했던 인권영화제, 국제노동영화제, 스크린쿼터연대 등의 단체들이 대부분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탈락했다니 MB의 뒤끝은 진정 어디인가) 아무튼 영화제 개최에 부족했던 운영비용을 영화인들이 직접 충당하기 위해 파티를 기획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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