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 신경증

[정신분석혁명]

# 신경증. 프로이트는 진료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환자의 사례를 통해 신경증의 특징을 설명한다. 환자는 사람이 많을 줄 알고 병원에 왔는데 대기실이 텅 비었다. 의사에게 실망한다. 어차피 대기실에는 나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들을 사람이 없기에 진료실 문을 닫지 않는다. 이러한 행동을 프로이트는 권위에 대한 갈구로 읽는다. 신경증 환자들은 매우 활력이 넘치거나 고집이 세고 지적수준이 평균을 넘는 사람들이다.

어떤 사람이 신경증 질환에 걸리는 것은 그의 자아가 리비도를 어떤 형태로든 만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박탈당하는 경우다. 프로이트는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할 경우, 신경증이 발생하지 않는다.(520)고 본다. 신경증의 원인은 세 가지다. 첫째, 우연적 체험에 의한 좌절(외상적) 둘째, 리비도 고착(유전적인 성적기질+유아기 체험) 셋째, 자아충동과 성충동 사이의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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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들 - 내숭보다 내공 '여자의 일생'

[극장옆소극장]

<여배우들>은 요즘 대세인 ‘리얼’을 반영한다. 내숭 9단 성형수술 등 가식의 결정체로 회자되는 여배우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커다란 스크린에 담는다. 이재용 감독이 선수답게 재밌고 매끄럽게 페이크 다큐로 만들었다. 배경은 성탄절 이브에 20대부터 60대까지 여배우들이 모여 <보그> 화보를 촬영한다는 설정이다. 윤여정, 이미숙, 고현정, 최지우, 김민희, 김옥빈 6인의 어여쁜 그녀들을 모셔놓고 한판 수다의 장을 마련했다. 미녀들의 화끈하고 뭉클한 수다, 진정 보배로운 장면과 대사들이 쏟아진다.


처음에 이미숙이 백발성성한 채로 화보촬영장에 들어선다. 그 장면에서, 배우의 모습이 꾸밈없이 나온다더니 염색도 안 했는 줄 알았다. ‘실제로는 이미숙도 많이 늙었구나’ 안타까워했다. 그런데 곧이어 "너무 바빠서 촬영장에서 분장도 못 지우고 왔다"는 대사가 나온다. 분장실에서 머리의 흰 눈가루를 털어내니까 흑단같이 까만 머리가 나오고 예의 그 고혹적 눈매와 오똑한 콧날이 살아난다. 돌아와 거울 앞에 선 우리의 섹시한 누이. 이미숙은 여전히 아름답다. 흰머리는 분장이었다. 그런데 정말 분장인가. 사십대 중반 넘으면 얼굴 주위부터 흰머리가 번지더라. 이미숙은 아마 염색을 했을 것이다. 그러면 이미숙은 원래 아까 분장한 것처럼 머리가 희끗희끗하려나. 뭐가 분장이고 뭐가 원본인지 마구 헷갈리기 시작한다. 

진짜 - 가짜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진짜이고 어디까지가 가짜(연기)인지’ 혼란스럽다. 고현정이 소파에 엎드리며 무릎팍도사 촬영하고 와서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하는 것은 진짜다.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니까. 그런데 도도한 최지우에게 딴죽거리고 시비걸다가 둘이서 싸우는 장면은 진짜 연기 같기도 하고, 원래 성질머리가 저럴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이미숙과 고현정이 이혼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짓는 장면은 박해 받은 돌싱녀의 서러움이 철철 우러난다. 고현정이 "나는 이영애를 누르고 싶어"라고 말할 땐 장금이와 미실이가 서로 째려보는 장면이 떠오른다. 윤여정이 남편에게 차이고 이혼 당한 실화에서 관객은 같이 공감하고 조영남의 못생긴 얼굴을 비웃는다. 고현정은 연하 킬러;;라는 소문답게 영화에서도 연하남 후배 배우를 데려와서 극의 리얼리티를 살린다. 뭐 그가 진짜 애인이 아니란 법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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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원 배다리술도가 - 욕심 없이 빚어야 좋은 술

[행복한인터뷰]

경기도 고양시에서 5대 째 술도가를 운영하는 박관원 옹. ‘술 익는 마을’에서 나고 자란 그는 ‘배다리박물관’ 지어 전통주의 맥을 잇고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즐겨 마셔 유명해진 고양 쌀막걸리도 그의 손맛이다. 선조들이 욕심 없이 술을 빚었듯이, 깨끗한 쌀을 주재료로 정직한 양조비법을 준수하는 것이 배다리家막걸리의 비결이다.

“술은 거짓부렁을 안 해” 

마지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중순. 오후 2시의 폭염에 눌려 새도 나무도 정지화면처럼 활동을 멈춘 가운데 이곳만은 유독 활기차다. 배다리박물관 앞. 뜨거운 아스팔트를 달려온 차들이 즐비하고 막걸리를 사가는 발길이 이어진다. 하긴, 더위에 지친 심신을 달래고 기력을 차리는데 막걸리 한사발보다 더 좋은 약은 없을 터. 막걸리 중에서도 박관원 옹이 운영하는 배다리술도가의 고양 막걸리는 맛좋기로 유명하다. 좋은 쌀과 정확한 비율 등 제조방법 그대로 정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막걸리에는 효모균이 살아있거든. 그것들도 엄연히 생명이야. 살아 있는 생명체니까 자식처럼 잘 키워야지. 내가 먹겠다는 마음으로 원칙대로 정직하게 만들어야 항상 일정한 맛이 나지. 술을 만들다가 잘못되면 다 버려. 술에는 거짓이 들어가면 안 돼요. 술은 거짓부렁을 안 하거든.”

고희를 훌쩍 넘긴 박관원 옹. 한 평생 외길인생을 걸어온 양조장인의 철학은 잘 익은 막걸리처럼 부드럽고 명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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