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 이병률 -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

[올드걸의시집]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약속한 그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날을 잊었거나 심한 눈비로 길이 막히어

영 어긋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봄날이 이렇습니다, 어지럽습니다

천지사방 마음 날리느라

봄날이 나비처럼 가볍습니다

그래도 먼저 손 내민 약속인지라

문단속에 잘 씻고 나가보지만

한 한시간 돌처럼 앉아 있다 돌아온다면

여한이 없겠다 싶은 날, 그런 날

제물처럼 놓였다가 재처럼 내려앉으리라

햇살에 목숨을 내놓습니다

부디 만나지 않고도 살 수 있게

오지 말고 거기 계십시오


- 이병률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문학동네



비가 하도 예쁘게 내려서,
어울리는 시와 음악을 찾아본다. 
막대사탕 빨아먹듯이 당도 높은 시가 가끔씩 끌린다.

이를 테면 이런 날.
한 한시간 돌처럼 앉아있다 오고 싶은 날.

내용과 상관없이 내 마음을 끄는 것들.
화분. 우체부. 자전거. 몇통 몇반 작은 글씨..





- 빨간 자전거 타는 우체부 / 장필순  





<포토에세이> 카페 '마리' 명동 철거현장에서 만난 노란 꽃

[사람사는세상]


오랜만에 명동에 들렀습니다. 명동성당 언덕 지나 옛날 중앙극장 바로 옆에 카페 '마리'란 곳이 있습니다. 여기부터 향린교회 일대 주변지역 상점 11곳은 명동성당 재개발과 금융특화지구 설립을 위한 철거에 맞서 24시간 농성중입니다. 사금융센터를 만들려는 거대 금융건설 자본의 횡포에 소상인들 삶의 터전을 고스란히 빼앗겼습니다. 그래서 싸우고 있습니다. 용산- 홍대두리반- 명동으로. 철거투쟁의 지도가 눈물처럼 번져갑니다.  
 



지난 일요일 오후 3시경에는 급작스레 용역이 들이닥쳐서 안에 있는 사람들을 담요로 덮고는 입구의 유리문을 다 깨부수었다고 합니다. 아비규환의 사태. 트윗에 이 소식이 알려지고 시민들과 홍대 두리반을 지키던 인디밴드, 날날이 외부세력, 활동가들이 모여서는 밤 늦도록 '기타치고 춤추고' 신나게 놀았다네요. 큰길까지 나와서 춤추고 두드리고 노래하고 토론하고요. 참가자의 증언에 따르면 '명동스탁'으로 변해버린 난장공연판. 아주 재밌었다고 자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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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최전선 2기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한 방편입니다
. 글쓰기를 누구나 배워야 한다면, 근사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우선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내 생각을 표현해보아야 남의 말을 알아듣고, 불필요한 오해와 말의 공해가 줄어듭니다. 제대로 말하고 쓰기. 글쓰기의 필요성은 마치 등산처럼 삶의 어느 지점에서 간절해집니다. 자신이 경험한 인생을 신뢰하고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때부터 한걸음씩 내딛으면 됩니다 

글쓰기는 지성의 영역인 만큼 기술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근육처럼 쓸수록 나아집니다. 그리고 써야 씁니다.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생각은 명료해집니다. 또한 글쓰기에는 이야기를 나눌 동료가 필요합니다.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려면 잘 쓰겠다는 의지보다 꼭 나누겠다는 욕구가 먼저입니다. 언어로 자기 자신을 나누면서 동시에 만유를 끌어당기는 삶의 기예를,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함께 배우고자합니다 

* 기간 : 721()~ 922() 10, 매주 목요일 오후 2~6시까지 4시간
* 장소 : 수유너머R 세미나실
* 정원 : 선착순 15명  * 수업료: 20만원
*신청:  수유너머R - 강좌게시판

* 강사 : 은유 - ‘위클리수유너머전선인터뷰어, 문필하청업자, 데이트생활자. 사람 만나 이야기하고 그 행복한 경험을 글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자유기고가로 일하면서 세 번의 전세자금을 올려주었다. 프리랜서(무정규직) 노조를 결성하지 못한 채 업계를 떠난 것을 한으로 여기면서, 2011년부터 수유너머R에서 공부한다. 맑스 읽는 남자의 뒷등만 바라봐도 흐뭇함을 느끼며 니체의 문체를 사랑한다 

* 본 수업은 읽기-토론하기-쓰기로 진행합니다. 각 교재에서 일정 분량(50~70쪽 내외)을 읽고 매주 한 편의 글을 써야합니다

1차시: 글쓰기에 들어가며
- 나는 왜 쓰는가. 글쓰기는 나눔-변용이다 

2차시: 글쓰기 내용 (교재전태일 평전조영래, 아름다운전태일)
- 멋진 글 대신 쉬운 글, 감상 대신 줄거리, 거창한 것 대신 구체적인 것 

3차시: 글쓰기 의미 (교재남성성과 젠더엄기호· 정희진 외, 자음과모음)
- 자명한 것에 물음던지기, 낯설게 바라보기

4차시: 글쓰기 구성 (교재추방과 탈주고병권, 그린비)
- 글의 3단계 기본구조, 글감의 네 가지 범주

5차시: 리드와 엔드쓰기 (교재발터벤야민의 문예이론발터벤야민, 민음사)
- 첫 문장 쓰기, 끝 문장 마무리 짓기

6차시: 글 고치기· 기사쓰기 (교재경제학-철학수고칼마르크스, 이론과실천)
- 단문쓰기, 과잉표현 금지, 한자투 번역투 고치기, 육하원칙 기사작성법

7차시: 묘사하기 (교재거대한 뿌리김수영, 민음사)
- 시의 인식적, 정서적, 미학적 가치 찾기. 은유적 상상력 읽기

8차시: 칼럼쓰기 (교재아침꽃을 저녁에 줍다루쉰, 마음의 창)
- 내러티브 글쓰기, 관점 비틀기  

9차시: 인터뷰쓰기 (교재현대사회의 성 사랑 에로티시즘앤소니기든스, 새물결)
인터뷰이 섭외, 질문지 작성, 대화하기, 원고작성 등 취재부터 탈고까지

10차시: 졸업에세이 전체 합평



* 글쓰기의 최전선 엠티 다녀오고 나서 2기 수업을 결정했습니다. 가르치면서 배운다고, 수업을 마치고 나니까 제가 더 공부를 하고 싶어집니다. 동료들도 마찬가지의 열망을 드러냈고요. 여럿이 모여서 책 읽고 글 쓰기가 좋은 배움의 장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교재를 <전태일 평전> 빼고 바꿨습니다. 1기 교재와 연관성 있는 책들이라서 보다 풍부한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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