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 아들에게 읽어주는 글

[차오르는말들]

아들 입학식 날. 애들 학교 보내고 오전 내내 잤다. 긴긴 겨울방학, 늦잠형 인간으로 길들여진 몸이 자동적으로다가 나를 침대로 이끌었다. “엄마는 입학식에 오는 거 아니다”라는 아들 말을 덜컥 수용하고 집에서 게으름을 피운 것이다. 정말이지 나는 쉬고 싶다. 아들의 고등학교 진급에 심한 피로감을 느낀다. 며칠 전에는 교복을 사러 갔더니 다 팔리고 없어서 다섯 군데나 되는 교복매장을 순회했다. 마지막 매장에서 엄청 큰 재킷 하나 겨우 확보해 동네 수선집에서 사이즈를 대폭 줄였다. 하마터면 교복도 못 입혀 학교에 보낼 뻔 했다. 설마 교복이 품절됐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졸지에 ‘게으른 엄마’ 됐고 매장마다 "왜 이제야 사러 나왔냐"고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교복 사는 것까지 속도경쟁을 해야 하나.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이 속도감을 따라가기가 벅차다.  

(졸업식날 교실에서)   입학 전 배치고사도 은근히 신경 쓰였다. 고등학교에서 우리 아이의 위치가 어느 정도가 될지 염려스러웠다. 고등학교는 수능체제이고 수능은 곧 인생등급표다. 막연하던 현실이 구체적으로 다가오자 무력감을 느꼈다. 도망갈 수도 저항할 수도 없는 바보같은 처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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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자 현민 면회기

[사람사는세상]

일년 전 현민을 마지막으로 보았다. 위클리수유너머 창간 파티에 꽃처럼 예쁜 화과자 세트를 들고 왔다. 청년이 좀처럼 고르기 힘든 선물을 그는 섬섬옥수 긴 손가락으로 건넸다. 이리도 섬세한 감성의 소유자가 거친 옥살이를 어찌 견뎌낼까 안타까웠다. 겨울이 지나고 꽃샘추위가 한창인 3월에 현민은 병역거부자의 옷을 입었다. 돌아오지 않는 화살이 되어 권력의 심장부로 날아가는 전사가 아니라 자유를 갈망하는 한 마리 새가 되어 비상하다 갇혔다. 여름 즈음 현민의 면회를 다녀온 수유너머R 친구들이 이구동성 착찹한 심정을 토로했다. “면회 끝날 때 민이가 울어서 마음이 안 좋다”고.

현민이 군대를 거부한 것은 ‘군대가 싫어서’라고 했다. 평화운동가로서의 대의나 여호와의 증인처럼 종교적인 신념 때문이 아니며 그냥 싫다는 것이다. 그런 건가. 그냥 좋은 게 가장 좋은 것이고 간과 쓸개를 홀랑 빼줄 수 있듯이, 그냥 싫을 때 온 몸으로 저항할 수 있는 걸까. 현민은 위클리수유너머 <영장찢고 하이킥>을 통해 꾸준히 소식을 전해왔다. 병역거부에 대해 그는 ‘지배적 남성성과 거리두기’라고 규정했다. ‘내가 병역을 거부한 것은, 당연하게도, 군대로 표상되는 세상의 권력, 질서, 관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야. 하지만 별반 다르지 않은 (어쩜 더 가혹한지도 모르는) 권력의 복판에 놓여있자니 기분이 참 이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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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안내 -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의 최전선  


글쓰기는 삶을 살아가는 한 방편입니다. 글쓰기를 누구나 배워야 한다면, 근사한 작품을 남기기 위해서라기보다 우선은 기본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입니다. 내 생각을 표현해보아야 남의 말을 알아듣고, 불필요한 오해와 말의 공해가 줄어듭니다. 제대로 말하고 쓰기. 글쓰기의 필요성은 마치 등산처럼 삶의 어느 지점에서 간절해집니다. 자신이 경험한 인생을 신뢰하고 느낌에 집중하면서 그때부터 한걸음씩 내딛으면 됩니다. 
 

글쓰기는 지성의 영역인 만큼 기술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근육처럼 쓸수록 나아집니다. 그리고 써야 씁니다. 생각을 정리한 다음에 글을 쓰는 게 아니라 글 쓰는 행위를 통해 생각이 명료해집니다. 지속적인 글쓰기가 가능하려면 잘 쓰겠다는 의지보다 꼭 나누겠다는 욕구가 먼저입니다. 그래서 글쓰기에는 이야기를 나눌 동료가 필요합니다. 언어로 자기 자신을 나누면서 동시에 만유를 끌어당기는 삶의 기예를,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함께 배우고자합니다.

 

* 기간 : 3월 26일(토)~ 6월 11일(토) 12주, 매주 토요일 오후 2시~5시
* 장소 : 수유너머R 세미나실
* 수업료: 20만원
* 정원 : 선착순 20명
* 신청 및 문의 : 수유너머R http://commune-r.net/   은유 016 -233 -8781
* 입금계좌 : 우리은행 060- 617535- 02- 001 마지연  (입금 후 댓글로 성함-연락처 남겨주세요)

 

* 강사 : 은유   ‘위클리수유너머’ 전선인터뷰어, 문필하청업자, 데이트생활자. 사람 만나 이야기하고 그 행복한 경험을 글로 나누기를 좋아한다. 자유기고가로 일하면서 세 번의 전세자금을 올려주었다. 프리랜서(무정규직) 노조를 결성하지 못한 채 업계를 떠난 것을 한으로 여기면서, 2011년부터 수유너머R에서 공부한다. 맑스 읽는 남자의 뒷등만 바라봐도 흐뭇함을 느끼며 니체의 문체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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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 : 수업은 강의와 합평으로 진행됩니다. 매주 한 편의 글을 써야합니다.

 

1차시: 글쓰기에 들어가며

- 나는 왜 쓰는가
- 글쓰기는 나눔-변용이다
- 단어채집, 베끼기 노트의 필요성   

2차시: 글쓰기 내용 (교재『전태일평전』 조영래, 돌베개)

- 멋진 글 대신 쉬운 글
- 감상 대신 줄거리
- 거창한 것 대신 구체적인 것 

3차시: 글쓰기 의미 (교재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교양인)

- 최종목적은 마음을 움직이는 글 : 포인트 명확히 맞추기
- 창의적인 나만의 문제의식 : 자명한 것에 물음던지기  

4차시: 글쓰기 구성① (교재『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고병권, 그린비)

- 글의 기본구조는 3단계: 배경 -내용-의견
- 글감 4가지 범주: 화제, 정보, 감동, 논란 중 선택하기 

5차시: 글쓰기 구성②

- 첫 문장 쓰기: 직선으로 들어가라, 따옴표로 시작하라, 질문을 던져라, 경험에서 시작하라
- 엔딩 쓰기 : 핵심키워드를 정리하라. 내용을 규정하라. 화룡점정, 감동을 극대화하라  

6차시: 글 고치기 전략

- 단문쓰기: 문장 허리 끊기, 주술관계 정리 
- 중복불가 : 것, 도 등 조사 빼기, 
- 과잉수사, 과잉감정 금지, 주어 반복/이중주어 금지
- 자신 없는 표현, 한자투, 번역투 정리하기, 어미변화주기 

7차시: 글쓰기 - 베껴쓰기

- 『코뮨주의 선언』고병권 이진경, 새물결 / 『아침꽃을 저녁에 줍다』 루쉰, 창

8차시: 글쓰기 - 요약하기

- 『경제학-철학수고』맑스, 이론과실천 / 『노동을 거부하라』 크리시스, 이후

9차시: 글쓰기 - 묘사하기

- 『입 속의 검은 잎』기형도, 문학과지성사 / 『청춘의 문장들』 김연수, 마음산책  

10차시: 글쓰기 - 해석하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 책세상 / 『문학은 자유다』수잔손탁, 이후  

11차시: 글쓰기 실전 - 칼럼쓰기

- 칼럼, 서평, 영화평 등 나만의 문제의식을 담아서 원고10매 쓰기  

12차시: 글쓰기 실전 - 인터뷰 쓰기

- 인터뷰이 섭외, 질문지 작성, 대화하기, 원고작성 등 취재부터 탈고까지 원고 20매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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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너머R에서 글쓰기 강좌를 합니다.
삶의 최전선에서 이뤄지는 글쓰기. 기본부터 배우는 '글쓰기의 최전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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