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 <소송> 읽혀지지 않는, 읽고싶어지는

[비포선셋책방]


“학교 다닐 때부터 그렇게 읽고 싶었는데 이제야 읽었다. 와. 진짜 재밌더라.” 세미나 시간. 쥐-그래피티 이후 예술가를 참칭하고 다니는 박모강사가 들떠 말한다. 예술적 감성이 폭주하는지 요즘 들어 음악에도 부쩍 관심을 보이는 그. 예술가연 한다고 나한테 놀림을 당하는데, 카프카 소설마저도 솜사탕처럼 스르르 소화시킨 모양이다.

나는 푸념했다. 소설은 역시 나랑 안 맞는다고. 읽고 있으면 따분하다고. 특히 카프카는 난해하다. 내러티브가 익숙하지 않다. 골짜기를 탐험하면서 사방팔방으로 뻗어나가는 구조. 정상은 끝까지 나오지 않고 어둠도 걷히지 않다가 종말에 와서는 무죄를 밝혀내지도 못하고 맥없이 죽는 주인공이라니. 한 없이 건조하다. 물론 해설서를 보면 ‘작품의 의의’를 이해는 하지만 읽으면서 책에 머리 박고 흠뻑 빠져들 수는 없었고 책장을 덮고는 뭘 읽었는지도 모르겠어서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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