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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오르는말들

인터뷰 현장스케치

# 술

나는 인터뷰를 사랑한다. 사람 만나서 얘기 듣는 게 좋다. 나는 술을 사랑한다. 사람 만나서 술을 마시는 게 좋다. 그래서 두개의 카드를 한꺼번에 써버리지 않는다. 아깝다. 인터뷰 마치고 가끔 밥 먹자고 해도 대체로 거절한다. 술 따로 밥 따로 인터뷰 따로의 원칙을 고수했다. 이상엽작가 취재 때 5년만에 금기를 깼다. 처음으로 처음처럼 마시며 인터뷰 했다.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다. 연구실 후배까지 셋이 소주 3병. 내가 일점오병쯤 마셨다. 술한모금 메모한줄. 취할만 하면 깼다. 어찌나 아깝던지. 이래서 음주인터뷰가 나쁘다. 취하려고 마시는 술. 취하지 못하니까. 그날 인터뷰 분위기는 좋았다. 화기애애했다. 술의 영향력은 미미했다. 원래 자기정리가 된 사람은, 자기가 삶에서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인터뷰가 수월하다. 명쾌하고 유쾌하다. 술이 관계의 윤활유는 맞지만, 술이 인터뷰의 촉매제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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