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 황지우 '살고싶다 별안간'

[올드걸의시집]

 


큰비 물러간 다음, 논으로 나가 본다

창평 담양 일대의 범람이여

논은 목숨이다

농부님은 이 숨 넘친 水平에서

자신의 노동을 뺀

생산비 이하의 풀포기들을 일으켜,

그래도 어쩌야 쓰것냐

살어라 살어라

하신다

멀리 제비들이 그에게 경례

한다

아픈 내 몸이 안 아프다

왜 그러지

물 위로 간신히 밀고 나온 연둣빛을 보니

살고 싶다

별안간

  

- 황지우 시선,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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