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오르는말들

부자엄마의 생일파티


#  300원은 사랑을 싣고  

새해 달력을 받자마자 22일에 동그라미를 쳐놓고 엄마생일을 학수고대하던 딸. 일주일 전 즈음 밖에 나갔다 들어오더니 들뜬 목소리로 말한다. “엄마, 글쎄 코트 주머니에 돈이 있지 뭐야. 그래서 문방구에서 볼펜 사왔어. 엄마선물로. 포장할 거니까 나 쳐다보지 마.” 나는 용돈도 없는 꼬맹이 주머니에 웬 돈이 있었나 싶어 물어봤더니 자기도 모르는데 400원 있었단다. 그래서 300원짜리 볼펜을 샀다고 한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모나미 볼펜이 틀림없군....’

아들이 자기는 해마다 엄마 생선(생일선물)으로 시집을 선물했다고 자랑했다. 이에 자극받은 딸아이가 자기도 시집을 선물하겠다고 한다. 딸아이 분홍지갑에는 이만원이나 들어있었다. 친인척들에게 받은 용돈이 모였단다. 첫아이 그맘때는 용돈이 생기는 즉시 저금해주었는데 둘째는 방목하느라 용돈관리마저 소홀했던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는 22날 서점엘 갔다. 분홍지갑 넣은 하늘색 핸드백 둘러멘 딸아이와 함께.  

 

'차오르는말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아사랑에 눈 멀라  (9) 2010.03.01
잘못 들어선 길은 없다  (11) 2010.02.25
어떤 재회  (6) 2010.01.09
엥겔스처럼 '좋은 인연' 만나려면  (8) 2010.01.04
자유기고가와 글쓰기  (21) 2009.12.24